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주택업계도 방역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수천~수만명이 모이는 아파트 본보기집에서 바이러스 전염 우려가 제기되자,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이 일정을 연기하거나 본보기집을 열지 않고 온라인으로 대체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4일 주택업계 말을 종합하면, 대우건설은 오는 14일 문을 열 예정이었던 ‘수원 매교역 푸르지오 에스케이(SK)뷰’(팔달8구역 재개발)의 본보기집 개관을 취소했다. 최근 수원의 집값이 뛰면서 본보기집에 수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자 이를 열지 않는 대신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열어 청약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지에스(GS)건설은 대구 중구 ‘청라힐스자이’ 분양 일정을 잠정 연기했다. 애초 7일 본보기집을 열고 본격적인 청약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21일께로 미루기로 했다. 지에스건설 관계자는 “손 소독제와 열감지 카메라 등 감염 예방 장비를 준비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했지만 고객 안전을 위해 본보기집 개관 연기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달 분양을 앞둔 다른 건설사들도 방역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이달 말 위례신도시에 분양예정인 중흥건설은 본보기집 내방객들에게 일회용 마스크를 제공하고, 한꺼번에 인파가 몰리지 않도록 통제한다는 방침이다. 이달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분양을 앞둔 현대건설은 본보기집에 살균소독기, 소독부스, 세정제 등을 비치해 방역을 철저히 진행할 계획이다.
주택업계에선 바이러스 위기 경보가 격상될 경우 2월 분양 일정이 줄줄이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부동산플랫폼 직방의 집계를 보면, 이달 전국에 분양예정인 아파트 단지는 26곳, 1만9134가구(일반분양 1만5465가구)에 이른다.
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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