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처음으로 9억원을 돌파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30일 케이비(KB)국민은행 리브온의 월간 주택가격동향을 보면, 1월 13일 현재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9억1216만원으로, 국민은행이 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9억원을 넘겼다. 지난해 12월 8억9751만원에서 한달 만에 중위가격이 1465만원 높아진 것이다. 중위가격은 주택 매매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있는 가격을 말한다.
지난달 정부의 ‘12·16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에 따라 15억원 초과 초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 중단, 종합부동산세 강화 등이 이뤄졌지만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높아진 것은 대책 발표 후 15억원 초과 고가주택의 상승세는 꺾인 반면, 9억원 이하 중저가 주택의 호가는 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강남권에서는 재건축 추진 단지를 비롯해 일반 아파트도 수억원씩 떨어진 급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비강남권 9억원 이하 주택은 수요가 많고 가격도 강세를 보이는 중이다.
다만, 중위가격이 9억원을 넘었다고 해도 실제 서울 아파트 절반의 가격이 9억원을 초과한 것은 아니다. 국민은행의 시세 조사는 전수 조사가 아닌 표본 조사로, 서울 아파트의 경우 표본 주택 6432세대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정부 공인 통계인 한국감정원 조사에서는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7억9757만원으로 국민은행 통계보다 1억원 이상 낮은데, 이는 두 기관의 조사 표본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편 국민은행 조사에서 이달 서울의 단독주택 중위가격은 7억3287만원, 연립주택은 2억6621만원으로 집계됐다. 또 전국 아파트 중위가격은 3억6426만원이었다.
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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