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 땅값이 전년 대비 3.92% 오르는 데 그쳐 7년 만에 상승폭이 둔화됐다.
국토교통부는 27일 지난해 전국 지가 상승률이 3.92%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4.58%) 대비 0.66%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6년 연속 이어졌던 상승폭 확대가 주춤해진 것이다.
수도권은 5.14%에서 4.74%로, 지방은 3.65%에서 2.51%로 상승폭이 줄었다.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대책과 지방의 경기침체 영향 등으로 땅값 상승세가 다소 둔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도별로 서울(5.29%), 세종(4.95%), 광주(4.77%), 대구(4.55%) 차례로 지가 상승률이 높았다.
수도권에서는 서울, 경기(4.29%), 인천(4.03%) 차례로 땅값이 올랐다. 서울에선 강남구(6.05%)와 성동구(5.88%) 땅값이 많이 오른 편이었다. 강남구는 현대차 신사옥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와 광역복합환승센터 건설, 영동대로 일대 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성동구는 카페거리 인근 토지에 대한 투자 수요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지방에선 세종을 포함해 광주, 대구, 대전(4.25%) 등 4개 시·도가 전국 평균보다 땅값 상승률이 높았다. 세종의 경우 세종시가 계속 개발되면서 생활권이 확대됨에 따라 땅값도 오름세를 유지했으며, 제주도는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1.77% 하락했다. 제주도 땅값이 하락한 것은 지난 2008년(-0.02%) 이후 10년 만으로, 몇년 새 땅값이 많이 뛴 데다 최근 제주 제2공항 개발사업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투자 수요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시·군·구별로는 경기 하남시(6.90%), 대구 수성구(6.53%), 경기 과천시(6.32%), 경기 용인시 처인구(6.20%), 경북 울릉군(6.07%)이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하남시는 3기 신도시 건설과 감일지구 조성, 지하철 3·5호선 연장 등 개발 호재에 힘입어 경기도 내에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이에 반해 조선업 등 지방 주력산업이 쇠퇴한 경남 창원 성산구(-1.99%)·의창구(-1.90%), 울산 동구(-1.85%)와 제주도 서귀포시(-1.81%), 제주시(-1.74%) 등지는땅값이 하락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전체 토지(건축물 부속토지 포함) 거래량은 290만2천필지(1869.6㎢, 서울 면적의 약 3.1배)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연간 토지거래량(318만6천필지) 대비 8.9% 줄어든 것이다. 시·도별로 대전(11.3%)·대구(7.3%)·부산(3.4%)·인천(2.9%)·울산(2.8%)에서는 거래량이 증가했고 나머지 12개 시·도에서는 줄었다.
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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