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집을 찾고 있는 한 부부의 모습. 탁기형 기자
서울에 사는 상위 20% 고소득층과 하위 20% 저소득층의 소득 대비 집값이 통계 집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계층 간 가구 소득 격차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6일 케이비(KB) 국민은행의 ‘주택가격동향’을 보면, 지난해 12월 연소득(명목) 하위 20%인 1분위 가구(2인 이상·도시가구)의 서울 주택가격 1분위 기준 소득 대비 주택가격(PIR·Price to income ratio)은 21.0이었다. 이는 소득이 가장 낮은 1분위 가구가 소득 수준과 비슷한 하위 20% 가격의 주택을 사려면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21년간 모아야 한다는 뜻이다. 피아이아르(PIR)는 실제로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기간과 차이가 있지만, 소득과 비교한 주택가격을 보여주는 체감 집값 지표로 활용된다.
반면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가 가격 상위 20% 주택을 지출 없이 살 수 있는 기간(PIR)은 14.6년이었다. 결국 고소득층 가구와 저소득층 가구의 피아이아르 차이는 6.4년으로,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가장 컸다.
같은 분위의 주택가격을 기준으로 소득 1분위와 5분위 가구 간 피아이아르 격차는 2008년 12월 5.2(1분위 16.7, 5분위 11.5)를 기록한 뒤 꾸준히 하락해 2017년 12월에는 1.9(1분위 15.2, 5분위 13.3)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지난해 집값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분배 악화까지 심화하면서 분위별 피아이아르 격차는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벌어졌다.
케이비 국민은행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년동기 대비 전국 주택가격 상승률은 3.16%였다. 같은 기간 계층 간 소득 격차는 크게 확대됐다. 지난해 4분기 1분위 가계소득(명목·전국)은 1년 전보다 17.7%나 줄어든 반면 5분위 가계소득은 10.4%나 껑충 뛰었다.
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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