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전국의 주택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소폭이지만 동반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겨레 자료 사진
올해 하반기 전국 주택 매매가격이 0.5% 내리고 전셋값은 1.3% 정도 떨어지면서 주택시장에 찬바람이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7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18년 하반기 건설·주택경기 전망'을 보면, 올해 상반기 0.5%가량 상승한 전국의 주택 매매가격은 하반기 0.5% 하락하며, 올 한 해 집값이 지난해 대비 0.1%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 0.9% 내린 전국의 주택 전셋값은 하반기에만 1.3% 하락해 연간 -2.2%의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2004년 연간 3.3% 하락한 이후 14년 만에 최대 낙폭이다.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올해 하반기 동안 국내에서도 기준금리 또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르며 주택시장에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하반기 수도권 새 아파트 준공 물량도 11만8천가구로, 2017년 하반기 이후 3분기 연속 반기별 입주물량이 10만가구를 넘어서며 공급 리스크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허윤경 연구위원은 “내년까지 이어지는 새 아파트 준공 물량으로 인해 선제적으로 전세 물건이 시장에 풀리고, 결국 시차를 두고 전셋값 하락과 매매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서울은 보유세 인상 추진으로 고가주택 시장까지 영향을 받아 거래량이 크게 줄고, 지방은 울산과 경남 등지에서 장기 침체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올해 국내 건설경기도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연간 국내 건설 수주액은 지난해 대비 14.7% 감소한 136조8천억원으로 예측됐다. 이는 2014년(107조5천억원) 이후 4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이홍일 연구위원은 "그간 국내 주택경기 활황으로 2015년 이후 3년 지속됐던 건설 수주 호황이 올해로 종료되는 것"이라며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와 공공수주 감소 등으로 하강국면에 접어든 민간 주택시장의 완충 역할을 하지 못한 것도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건설시장 경착륙 가능성에 대비해 정부 차원의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토교통부 집계를 보면, 올들어 5월까지 전국 주택 준공 물량은 24만4609호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7.0%, 5년 평균치에 비해서는 48.6% 각각 증가했다. 이는 2005년 입주물량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대치다. 수도권은 11만9385호로 지난해 동기보다 36.7% 증가했고 지방은 12만5224호로 18.9% 늘었다.
또 5월말 현재 전국 미분양 주택은 5만9836호로 전달 대비 0.4% 증가했다. 미분양 물량은 2월 6만903호에서 3월 5만8004호로 줄었다가 4월 5만9583호에서 지난달 5만9836호로 조금씩 늘고 있다. 수도권의 미분양은 9833호로 전달보다 5.1% 줄었으나 지방은 5만3호로 1.6% 늘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