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 등 ‘강남 4구’ 아파트 중 최근 두달간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건축 연령대는 ‘5년 초과 10년 이하’로, 상승률이 5.8%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가 몰려있는 ‘20년 초과’ 연령대는 5.0% 올라 뒤를 이었다. 이는 최근 강남 집값 급등이 재건축 단지 외에 일반 아파트로도 번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29일 한국감정원의 ‘연령대별 아파트값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4일부터 올해 1월22일까지 두달간 ‘강남 4구’에선 ‘5년 초과 10년 이하’가 5.8% 올랐고 ‘20년 초과’는 5.0% 오르는 등 급등세를 주도했다. 다음으로 ‘5년 이하’가 3.0%, ‘10년 초과 15년 이하’와 ‘15년 초과 20년 이하’가 각각 2.6%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새해 초 강남 집값 급등 현상과 관련해 재건축을 중심으로 한 투기적 수요가 증가했다고 진단한 뒤 중개사무소 등을 대상으로 집중 단속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진단과 달리 재건축 단지뿐만 아니라 일반 아파트에도 수요가 몰리고 있었던 셈이다. 특히 건축 연령 ‘5년 초과 10년 이하’ 가격이 유난히 강세를 보인 것은, 이들 아파트가 교육여건, 생활편의 등이 양호한 곳에 몰려있는데다 강남 안에서 중간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입주한 ‘5년 이하’ 새 아파트, ‘20년 초과’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가격대가 높은 반면 ‘5년 초과 10년 이하’ 아파트는 평균 가격 수준에 가깝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강남 4구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1억 원 선이다.
지난해 12월에는 강남 4구에서 ‘20년 초과’ 연령대의 오름세가 가팔랐다가 새해 들어선 ‘5년 초과 10년 이하’ 가격이 급상승한 점도 눈에 띈다. 12월 중에는 ‘20년 초과’의 상승률이 다른 연령대를 앞질렀으나 올해 1월 들어선 ‘5년 초과 10년 이하’의 주간 매매가격 상승률이 최저 0.88%, 최고 1.49%(1월15일)에 이를 정도로 급등세를 이끌었다.
부동산 업계에선 강남 4구 내 일반 아파트 가격 상승은 재건축 집값이 최근 단기간 급등한 데 따른 부담, 실거주를 위한 구매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한다. 정부가 재건축 건축 허용연한 확대, 수억원대 초과이익 환수 부담금 예정액 공개 등으로 재건축 시장을 압박하면서 ‘풍선 효과’도 일부 생긴 것으로 보인다. 김규정 엔에이치(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전세를 낀 투자자 외에 실수요층도 중간 연령대 아파트를 선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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