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지난해 서울에서 아파트 뿐만 아니라 단독주택 가격도 많이 오르면서 올해 1월1일 기준 공시가격이 2007년 이후 11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그러나 급격한 세부담 증가를 고려해 정부가 시가 대비 현실화율을 크게 높이지는 않아, 보유세 증가액은 소폭에 그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2018년 전국 표준 단독주택 22만호의 가격을 25일 관보에 공시한다고 24일 밝혔다.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은 전국적으로 약 396만호에 이르는 개별 단독주택 가격산정의 기준이 되며, 재산세 등 각종 조세와 부담금 부과의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국토부 공시를 보면, 전국 표준 단독주택 가격은 지난해에 견줘 5.51% 상승해, 2012년 이후 6년 만에 5%대를 넘겼다. 이는 2007년 6.02%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특히 서울 표준 단독주택 가격은 7.92%나 상승해, 2007년 9.09% 이후 가장 높았다. 국토부는 “서울은 저금리로 인해 많은 유동성이 부동산에 유입됐고 재개발, 재건축 등 개발사업으로 투자수요도 증가해 단독주택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올해 변동률을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이 6.17%, 광역시는 5.91%, 시·군은 4.05% 상승했다. 시·도 중에서 지난해에 이어 제주도(12.49%)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그밖에 부산(7.68%), 대구(6.45%), 세종(5.77%), 광주(5.73%) 등 6개 시·도 상승률이 전국 평균을 넘었다. 시·군·구별로는 제주 서귀포시가 최고 상승률(13.28%)을 기록했고 이어 제주시(12.08%), 부산 수영구(11.82%), 서울 마포구(11.47%), 대구 수성구(11.32%) 등 차례였다. 서귀포는 제2 신공항, 영어교육도시 등 각종 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최근 제주신화월드가 문을 열어 주택가격이 올랐다. 마포구는 홍대와 연남동 인근의 다세대, 다가구, 상업용 부동산이 대거 신축돼 주택가격이 상승했다. 반면 조선산업 침체로 경남 거제시(0.64%)와 울산 동구(0.77%)는 가격 상승률 하위 1,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가장 비싼 집은 169억원으로 평가된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한남동 주택(대지 1758.9㎡, 연면적 2861.83㎡)이었다. 그러나 이 회장 자택은 표준 단독주택 22만호 중에서 가장 비쌀 뿐이고, 전체 주택 최고가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한남동 단독주택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장의 자택은 표준 단독주택에 포함돼 있지 않은데, 지난해 4월 개별 단독주택 공시에서 221억원으로 평가됐다.

국토부는 시가의 70%선인 아파트와 달리 단독주택 공시가격의 실거래가 반영 비율은 공개할 수 없으나 꾸준히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국 5%대의 공시가격 상승은 급격한 세부담 증가를 고려해 실거래가 반영 비율을 소폭 올린 것으로, 부동산 업계에선 반영 비율을 50~60%선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단독주택의 재산세 및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는 전반적으로 소폭 늘어나며, 강남 등 고가주택 보유자의 세부담은 꽤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공시가격 8억4300만원이던 서울 강남구 대치동 단독주택의 경우 올해 공시가격이 9억5600만원으로 상승하면서 지난해는 재산세로 238만원을 냈지만 올해는 종부세까지 포함해 22% 늘어난 291만2천원을 내게 된다. 최

종훈 기자 cjh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