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문재인 정부 들어 시행된 강도 높은 청약규제 영향으로 올해 전국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지난해보다 다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부동산114와 금융결제원 집계를 보면, 올해 분양된 새 아파트 물량은 총 32만4천여 가구로, 청약경쟁률은 평균 12.62대 1을 기록했다. 이런 경쟁률은 지난해 평균 14.35대 1에 견줘 소폭 하락한 수치로, 지난해(45만435가구)보다 올해 분양물량이 줄었는데도 청약 경쟁률은 떨어졌다.

올해 청약 경쟁률 하락은 지난 6·19, 8·2부동산 대책을 통해 청약 규제가 강화된 점이 영향을 끼쳤다. 서울과 수도권 일부, 부산 등 청약조정지역내 1순위 자격이 무주택자 우선으로 제한되고 재당첨 금지, 분양권 전매 제한, 중도금 대출 강화 등 잇단 규제 조처로 청약자 수가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이다.

특히 규제가 강력한 서울의 경우 평균 경쟁률이 13.14대 1로 지난해(22.55대 1)보다 크게 낮아졌다. 서울의 경우 재건축·재개발 등 분양 물량이 지난해 3만8560가구에서 올해 4만4065가구로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강남과 강북지역에서 인기 단지가 많이 분양됐음에도 경쟁률이 낮아진 것은 1순위 자격 제한 등의 규제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도도 지난해 평균 9대 1에서 올해는 6.22대 1로 낮아졌고, 최근 2∼3년 간 청약 열풍을 주도해온 부산광역시는 지난해 평균 경쟁률이 99.27대 1이었으나 올해는 44대 1로 진정된 모습이었다. 다만 세종시는 정부 부처 추가 이전 등 호재로 청약 경쟁률이 지난해 49.11대 1에서 올해 63.89대 1로 더 높아졌다.

한편 올해 막바지 분양으로 나온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 아파트에는 10년 만에 최대 청약자가 몰렸다. 지난 21~22일 청약 접수를 받은 현대산업개발의 ‘운정신도시 아이파크’ 2580가구(특별공급 제외)에 수도권 1~2순위 청약자 6215명이 몰리면서 평균 2.4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7년 11월 운정신도시 와동동 ‘가람마을 11단지 동문굿모닝힐’이 기록한 청약자 3999명 이후 파주시 아파트로는 가장 많은 청약자 수다. 부동산 업계에선 정부가 최근 민자사업 심의를 확정해 내년 착공에 들어가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운정~삼성~동탄)에 따른 교통여건 개선 기대감이 청약 열풍을 불러온 것으로 보고 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