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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부동산

8·2 대책 이후 아파트값 분당·송파 ↑ 과천·용인 ↓

등록 2017-11-26 14:52수정 2017-11-26 19:32

성남 분당구 2.75%, 서울 송파구 2.19% 상승
재건축 호재, 규제 풍선효과 등 영향
서울 노원, 경기 과천·화성·용인은 하락
화성·용인 입주물량 증가로 집값 약세
8·2 부동산대책 이후 넉달간 수도권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성남 분당구, 서울 송파구 차례로 나타났다. 서울 송파·강동구 일대 아파트. 한겨레 자료 사진
8·2 부동산대책 이후 넉달간 수도권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성남 분당구, 서울 송파구 차례로 나타났다. 서울 송파·강동구 일대 아파트. 한겨레 자료 사진
8·2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넉달간 수도권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2.75%), 서울 송파구(2.19%)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서울 노원구(-0.09%)를 비롯해 경기 과천시(-0.09%), 화성시(-0.10%), 용인시(-0.08%) 등지는 아파트값이 소폭 하락하는 직격탄을 맞았다. 전반적으로 거래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매수세의 ‘쏠림’ 현상이 일어난 일부 지역에서 아파트값이 요동친 것으로 보인다.

26일 한국감정원의 ‘아파트가격 동향 조사’를 보면, 8·2 부동산 대책 발표 직전인 7월31일 대비 11월20일 현재 경기 성남시 아파트 매맷값은 2.32% 상승해 수도권에서 오름폭이 가장 컸다. 분당새도시가 자리잡고 있는 분당구(2.75%)를 비롯해 수정구(1.25%), 중원구(0.89%) 등 성남시내 3개 구가 모두 올랐다. 서울에서는 송파구가 2.19% 올라 같은 기간 서울 평균치(0.62%)를 크게 웃돈 것으로 조사됐다.

성남시 아파트값이 많이 오른 것은 8·2 부동산대책 발표 당시 핵심 규제였던 투기과열지구 지정에서 비껴가면서 ‘풍선 효과’가 일어난 영향이 커 보인다. 정부가 뒤늦게 9월5일 성남 분당구를 대구 수성구와 함께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했지만 강화된 대출 규제를 받지 않고 재건축 연한이 다가오는 노후 아파트를 사두려는 투자 수요가 당시 성남시에 대거 유입됐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분석이다. 분당구 정자동 한솔마을 주공6단지 전용면적 37㎡은 지난 8월 매매가 3억원선에서 지금은 3억6천만원까지 올랐다.

서울 송파구에선 지난 9월 서울시로부터 강남권 최초로 50층 초고층 재건축 허가를 받은 잠실주공5단지가 집값 상승 진원지였다.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82.5㎡는 지난 8월 초 매매가격이 16억8500만원이었으나 최근에는 17억9천만원으로 1억원가량 뛰었다. 인근 신천동 장미 1차아파트 전용면적 71.2㎡도 8·2 대책 전후로 9억9천만원에 거래됐으나, 최근에는 10억7500만원으로 8천만원 넘게 올랐다.

서울 노원구 아파트값이 떨어진 것은 8·2 대책에 따라 노원구가 강북권에서는 유일하게 투기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이른바 ‘갭투자’(높은 전셋값과 낮은 매매가격 차이를 활용한 주택 매입) 등 투기적 거래가 위축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과천은 8·2 대책 당시 경기도에서 유일하게 투기과열지구로 묶이면서 재건축 입주권 거래가 중단된 게 집값 하락을 불러온 요인으로 꼽힌다. 경기 화성시와 용인시 아파트값이 내린 것은 규제보다는 지난 2015~2016년 부동산시장 과열기 때 대량 공급된 새 아파트의 입주물량 증가가 주된 요인으로 풀이된다. 화성 동탄2새도시의 경우 올해 1만3천여가구가 입주한데 이어 내년 입주예정 물량은 올해보다 69% 증가한 2만2천가구에 이른다.

8·2 대책 이후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7월29일 대비 11월20일, 단위: %) 자료: 한국감정원 (※ 그래픽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조만간 정부가 발표할 주거복지로드맵이 수도권 아파트 시장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박원갑 케이비(KB)국민은행 더블유엠(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8·2 대책 이후 다주택자들은 매각, 버티기, 임대주택 등록, 자녀 상속·증여 등 4가지 갈림길에 서 있고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행되는 내년 4월 이전에는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 등 정부의 다주택자 압박 수위에 따라 집값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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