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부동산 대책 이전에 대출 취급은행을 선정한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 내 아파트 사업장은 1주택 이상 소유자들도 종전 규정대로 중도금 대출을 받게 된다. 지난 7월 분양된 서울 ‘고덕 센트럴 아이파크’ 모델하우스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8·2 부동산 대책’ 직전 아파트를 분양받은 상당수 다주택자들이 종전 규정대로 중도금 대출을 적용받도록 금융당국이 폭넓게 예외 인정을 해준 것으로 확인됐다.
7일 금융감독원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8월2일 직전에 분양계약을 해 집단민원이 제기된 투기지구와 투기과열지구 6개 사업장 중 4개 사업장에 대해 예외를 인정해 무주택자가 아닌 1주택(분양권 포함) 이상 보유 다주택자에 대해서도 종전 담보인정비율(LTV) 60%와 총부채상환비율(DTI) 50%를 적용하기로 했다.
예외인정 기준은 8월2일 이전에 해당 사업장이 중도금 대출 취급은행을 선정한 사실이 확인되는지 여부다. 기존 8·2 대책 세부 지침에선 '은행에 대출신청 접수를 완료한 차주'가 기준이었는데 아파트 중도금 대출은 집단대출 성격인 만큼 건설사가 중도금 대출 취급은행과 협의를 마쳤다면 이를 사실상 차주의 대출 신청 접수로 해석한 것이다.
8·2 대출규제 적용 예외를 인정받은 사업장은 서울 고덕 센트럴 아이파크, 신정 뉴타운 아이파크 위브,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 세종 리버파크 등이다. 반면 서울 고덕 센트럴 푸르지오와 인덕 아이파크는 적용 예외를 인정받지 못했다.
금감원은 고덕 센트럴 아이파크 분양계약자들이 제기한 민원에 대한 회신에서 재건축조합과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이 8월 2일 이전에 중도금 대출 취급은행을 선정했고, 은행이 선정내용을 통보받은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고덕 센트럴 아이파크 분양계약자들은 무주택자가 아니더라도 중도금대출이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신규 지정 효력발생일 전일까지 은행이 대출 신청접수를 완료한 차주의 대출에 해당돼 종전 엘티브이 60%, 디티아이 50%를 적용받게 된다. 신정 뉴타운 아이파크위브도 재건축조합과 시행사인 현대산업개발이 8월2일 이전에 중도금 대출 취급은행을 선정하고, 우리은행이 이런 선정내용을 통보받은 점이 인정돼 종전 대출규제인 엘티브이 60%, 디티아이 50%를 적용받을 수 있게 됐다. 이 밖에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 세종 리버파크 등도 종전 대출규제를 적용받을 수 있는 사업장이라고 금융당국은 회신했다.
반면 고덕 센트럴 푸르지오와 인덕 아이파크는 8월2일 이전에 중도금 대출 취급은행을 선정했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해 1주택 이상 보유자인 경우 처분조건으로만 종전 대출규제를 적용받게 됐다.
정부는 8·2 부동산 대책을 통해 투기과열지구인 서울과 과천, 세종에 엘티브이·디타아이 비율을 각각 40%로 낮추고 서울 강남 4구 등 투기지역 내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을 1가구당 1건으로 제한했다. 그러면서 8월2일 이전 아파트 분양계약을 했더라도 은행에 대출신청 접수를 완료하지 않은 다주택자에게는 8·2부동산 대책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무주택자는 예외고, 1주택자(분양권 포함)는 기존 주택 처분조건을 내걸어야 한다. 이에 따라 8·2 대책 직전 분양계약을 체결했지만, 은행에 중도금 대출신청 접수를 완료하지 않은 투기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 내 다주택자들은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어 계약금을 날릴 위기에 처했었다.
한편 8·2 부동산 대책 이후 한 달간 서울 아파트 거래가 60% 이상 줄어들었다가 9월부터 회복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가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신고 자료를 계약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8월 한 달간 전국의 아파트 거래 건수는 총 4만5172건으로 7월(6만3172건) 대비 28.5% 감소했다. 이 가운데 서울 아파트의 계약 건수는 총 5136건으로 전월(1만4978건) 대비 65.7% 줄어 전국에서 감소 폭이 가장 컸다.
그러나 9월 들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8·2 대책의 충격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국의 9월 아파트 거래량은 계약일 기준 3만8925건으로 8월보다 13.8% 감소했으나 서울 아파트는 5657건으로 8월 거래량을 넘어섰다. 9월에 계약된 주택은 아직 60일의 신고기일이 끝나지 않아 실거래가 신고가 안된 경우도 있는데 벌써 8월 계약 건수를 웃도는 것이다.
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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