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사철을 맞아 서울 전셋값은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매매시장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국지적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잠실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연합뉴스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을 맞은 전세시장이 13년 만에 월단위 전세가격 조사에서 최저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달리 ‘8·2 부동산 대책’ 이후 한달여간 주춤했던 매매가격은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다시 강세로 돌아서는 등 전세시장과는 대비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9일 한국감정원의 ‘9월 전국 주택가격동향’ 조사를 보면, 지난달 전국 주택 전셋값은 전 달에 견줘 0.06% 올랐다. 이는 역대 9월 상승률로는 2004년(-0.49%) 이후 13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서울의 주택 전셋값은 9월까지 누적 1.50% 올라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1.41%)을 소폭 넘어섰지만 2015년 5.24%보다는 훨씬 안정된 모습이다.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만 따로 보면, 올해 9월까지 1.81% 올라 2015년 같은 기간(7.78%)은 물론 지난해 같은 기간(2.05%)보다도 안정세를 보였다.
이처럼 전셋값이 안정세를 보이는 것은 입주 물량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분석이다. ‘부동산 114’ 조사를 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6505가구로 지난해(2만5887가구)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경기도와 인천시의 올해 입주 물량은 각각 12만7127가구, 1만6690가구로 지난해보다 45%, 82%씩 증가할 전망이다. 실제 올해 9월까지 경기도의 아파트 전셋값은 9월까지 1.02% 올라 지난해 상승률(2.25%)의 절반 이하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2년 전인 2015년에는 1월부터 9월까지 아파트 전셋값이 7.87% 급등했었다.
이와 달리 최근 매매시장은 서울을 중심으로 다소 불안해진 모습이다. 추석 연휴 직전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3주 연속 상승했으며, 송파구는 급등세에 가까운 주간 0.55%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또 ‘8·2 부동산 대책’ 이후 7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던 강남구 아파트값도 8주 만에 상승(0.10%) 전환했다. 이를 두고선 최근 강남권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재건축 사업에 따른 국지적 불안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이런 현상이 이어지면 가격 상승세가 비강남권으로 확산될 우려도 없지 않다.
부동산 업계에선 입주 물량 증가 추이로 볼 때 전셋값 안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주택 매맷값은 이달에 나올 ‘가계부채 대책’ ‘주거복지 로드맵’ 등 정부의 후속 대책과 연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 등에 따라 한 두차례 출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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