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8·2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지 3주가 지나면서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 하락세가 다소 주춤해지고 있다. 강북권은 규제 강도에 따라 지역별 온도차가 감지되고 있다.

27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 조사를 보면, 8·2 대책의 충격으로 지난 11일 조사 기준 0.25% 하락했던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18일 조사에서 -0.16%, 25일 조사에선 -0.03%로 낙폭이 차츰 둔화하고 있다. 특히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단지는 지난 3일 투기과열지구 지정에 따른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라는 직격탄을 맞아 고점 대비 최대 1억∼2억원씩 떨어진 급매물이 팔린 이후 일단 추가 하락세는 진정되는 모양새다.

강동구 둔촌 주공아파트는 고점 대비 3천만원∼1억원가량 빠진 상태에서 추가 하락세가 멈췄다. 정부가 조합원 지위 양도와 관련한 예외조항을 소급적용하지 않기로 하면서 이 단지의 경우 앞으로 착공 전까지는 거래가 가능해진 게 영향을 끼쳤다. 반면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된 강남구 개포 주공1단지나 서초구 반포 주공1단지 등의 중개업소들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개포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고점 대비 5천만∼6천만원 싸게 팔아달라는 매물이 나오지만 매수세가 사라져 거래가 안 된다”고 말했다.

강북권 아파트는 규제 강도에 따라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으로 중복 지정된 노원구 아파트값은 지난주 0.11% 하락하며 서울 25개 구 가운데 낙폭이 가장 컸다. 반면 대책 발표 전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아 투기지역 지정을 피한 도봉(0.15%)·동대문(0.15%)·구로(0.13%)·성북구(0.13%) 등은 수요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지난주 아파트값이 상승했다.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에서 벗어난 서울 인근의 새도시들도 일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차츰 호가가 오르고 있다. 지난주 판교새도시의 아파트값은 0.37% 상승해 1, 2기 새도시를 통틀어 가장 많이 올랐다. 분당, 평촌 일대도 호가가 대책 이전 수준을 유지하거나 일부 높은 가격에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매수세가 위축돼 거래는 뜸한 상태다. 반면 입주 물량이 몰리고 있는 화성 동탄2새도시(-0.01%) 등은 대출 규제가 없어도 약세가 계속되고 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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