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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부동산

하반기 강남4구 재건축 이주 2만가구…전월세 시장 ‘먹구름’

등록 2017-05-08 17:26수정 2017-05-08 20:27

서울 재개발·재건축 4만8천가구 이주
주변 전월세 가격 상승 도미노 우려
“이주 시기 최대한 분산해야” 지적
7∼8월께부터 이주에 들어가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4단지. 연합뉴스
7∼8월께부터 이주에 들어가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4단지. 연합뉴스
올해 하반기 서울에서만 재건축·재개발 주택 철거에 따른 이주 수요가 최대 5만 가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주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는데 따라 서울과 인근 수도권 전월세 가격이 들썩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 그래픽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8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 조사를 보면, 올해 서울에서 사업승인 이후 관리처분 인가를 받았거나 이를 앞둔 재건축·재개발 단지는 총 4만8921가구(단독주택 재건축 제외)에 이른다. 통상 사업승인을 받고 관리처분인가 신청까지 6∼8개월이 소요되고 , 관리처분 인가에서 이주까지 최소 3개월, 최대 6개월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이들 단지는 올해 하반기 이후 순차적으로 이주에 들어갈 전망이다. 특히 전체의 42%에 육박하는 2만462가구가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에 몰려 있다. 강동구에서는 강동 최대 재건축 단지인 둔촌주공(5930가구)이 최근 관리처분 인가를 받아 오는 7월부터 이주에 들어간다. 이 여파로 강동구 아파트 전셋값은 벌써부터 들썩거리고 있다. 부동산114 통계를 보면, 강동구 아파트 전셋값은 연초 ‘고덕 래미안힐스테이트’ 등 대단지 입주로 지난 3월까지 약세를 면치 못하다가 지난달 0.21%로 상승 전환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고덕 래미안힐스테이트의 경우 전용면적 84㎡ 전셋값이 연초 4억원대 초반이었으나 현재는 5억원을 넘어섰다.

강남구에서는 강남구 개포 주공4단지와 주공1단지의 이주가 임박했다. 현재 두 단지의 사업추진 일정을 볼 때 2천여가구의 주공4단지가 7~8월께부터 이주하고, 5040가구에 이르는 주공1단지는 이르면 연말께 이주에 들어간다. 현지에선 두 단지에 거주하는 세입자 수만 5천가구가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주가 시작되면 인근 지역의 연립·오피스텔·다가구 주택과 인근 성남, 남양주, 하남시 등지의 전월세 시장까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강북에서도 재개발 사업 등으로 이주가 이어질 전망이다. 서대문구의 경우 사업승인∼관리처분 단계에 있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5440가구에 이르고 동대문구 4552가구, 성북구 4151가구, 은평구 2920가구, 양천구 2064가구, 동작구 2003가구 등의 차례로 이주 대기 물량이 많다. 강북권역은 최근 주택 전셋값 상승 폭이 강남권보다 큰 상황이어서 앞으로 재개발 등 이주로 인해 전세시장이 더 불안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부동산 업계에선 올해 하반기에 특히 강남권 재건축 단지 이주가 몰리게 된 데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영향이 크다고 분석한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으로 조합원 1인당 얻는 개발이익이 3천만원을 넘으면 초과분 개발이익의 최고 50%를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다. 재건축 투기 억제를 위해 2006년에 도입됐으나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2013년부터 한시적으로 부과를 유예했고 올해 연말 유예기간이 끝난다. 김규정 엔에이치(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대규모 재건축 단지 상당수가 초과이익 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앞다퉈 연내 관리처분 인가를 받으려다보니 이주 물량이 크게 늘어나게 됐다. 현재로선 서울시와 각 구청이 이주 시기가 최대한 분산될 수 있도록 조정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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