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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부동산

되는 곳만 된다…주택시장 같은 지역서도 ‘극과 극’

등록 2017-04-16 14:13수정 2017-04-16 19:05

Weconomy | 주택시장 ‘변종 양극화’
※ 이미지를 누르면 확대됩니다.

최근 주택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전국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청약 열기가 뜨거운 곳과 찬바람이 부는 지역의 온도차가 커졌고 기존 주택 매매시장에선 지역별로 집값 등락이 뚜렷하다. 과거에도 수도권과 지방 분양시장이 따로 움직이는 현상은 흔히 발생했다. 그러나 최근엔 수도권은 수도권대로, 지방은 지방대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세부 지역별로 희비가 엇갈리는 게 과거와는 달라진 양상이다. 부동산 업계에선 청약 및 분양권 전매 규제를 지역별로 차등화한 지난해 ‘11·3 부동산대책’과 올해부터 본격화하고 있는 주택 공급과잉 우려 등으로 지역간 차별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신규 아파트 청약시장 ‘극과 극’

최근 신규 아파트 청약시장은 수도권에서는 서울과 경기도 일부 지역, 지방에서는 부산을 중심으로 열기가 뜨거운 반면 다른 지역에서는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 집계를 보면, 올 1분기 전국 아파트 청약경쟁률(1·2순위 합계)은 평균 11.43 대 1을 기록했으나 지역별로는 차이가 상당히 컸다. 부산 지역의 1분기 청약경쟁률은 평균 42.79 대 1로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또 서울은 7.37 대 1, 경기도는 11.56 대 1을 기록하는 등 실수요층이 두터운 곳에서는 청약시장의 활황세가 이어졌다. 반면 충청남도와 제주도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각각 1.45 대 1, 0.58 대 1을 기록하는 등 미분양이 대거 발생했다.

올해 1분기에 분양 아파트 가운데 청약 경쟁률이 가장 높은 단지는 부산 부산진구 ‘연지 꿈에그린’ 아파트로, 1순위 평균 228.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한화건설이 분양한 이 아파트는 481가구 일반공급에 무려 10만9805명이 신청했다. 청약자 수로도 1분기 분양 아파트 중 가장 많다. 부산이지만 해운대·연제·동래·수영·남구 등 5개 청약조정 대상지역에서 제외돼 1순위 자격이나 재당첨 제한 등이 없다 보니 투자수요들이 대거 몰리는 ‘풍선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부산은 활황, 대구는 썰렁
평택 고덕 후끈…도심은 한파
충북·제주 ‘청약 제로’ 충격

세부지역별로 냉-온 극심
서울도 외곽-도심 큰 온도차

과거 양극화완 달라진 양상
“대선 이후 주택시장
정책·입주물량·금리가 주요 변수”

수도권에서는 평택 고덕국제신도시의 청약 열기가 ‘나홀로’ 뜨겁다. 지난달 제일건설이 고덕신도시에서 분양한 ‘제일풍경채센트럴’은 773가구 일반공급에 6만5003명이 접수해 평균 84.1 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전국에서 두 번째로 경쟁률이 높은 것이다. 역시 지난달 동양건설산업이 고덕국제신도시에 분양한 고덕파라곤(597가구)도 2만9485명이 1순위에 청약해 평균 49.4 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들어 평택시 기존 도심권의 아파트는 청약 미달이 발생하고 미분양 아파트가 늘고 있는 것과 다른 양상이다. 업계에선 평택이 청약조정지역이 아니어서 공공택지인 고덕국제도시 아파트가 분양권 전매기간이 1년으로 짧은데다, 외지인에 대한 청약제한도 없다는 점이 과열을 불러온 요인으로 보고 있다. 또 서울 수서역을 연결하는 고속철 에스아르티(SRT) 평택지제역 개통과 세계 최대 규모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건설 등 호재가 많은 것도 수요자들을 끌어들인 요인으로 분석된다.

반면 전국 곳곳에서 미분양으로 고전하는 신규 아파트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충북에서 청약을 받은 ‘음성생극태경에코그린’은 104가구를 공급했으나 청약 접수자가 한 명도 없었으며 같은 달 제주도에서 분양한 ‘제주일이삼타운’도 46가구를 모집했으나 청약자가 없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청약조정대상 지역의 청약규제, 중도금 등 집단대출 심사 강화까지 겹쳐 신규 청약 수요가 주춤해지면서 지역간 청약시장의 온도차가 커졌다. 특히 공급과잉이 우려되는 경북·대구·충청권 지역을 비롯해 중국 사드 보복 여파로 투자 수요가 줄어든 제주 지역에서 청약 미달 사태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안에서도 집값 등락 명암

기존 주택시장에선 집값 등락이 지역별로 엇갈리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1분기 전국 주택가격동향조사’를 보면, 서울 주택(아파트·단독·다세대 등 통합) 매매가격은 지난해 12월 대비 올해 3월 현재 0.21% 상승하는 데 그치면서 비교적 안정세를 보였다. 그러나 서울 안에서는 온도차가 꽤 컸다. 은평구(0.67%), 서대문구(0.49%), 마포구(0.60%) 등 도심권 아파트 매맷값은 상당히 오른 반면 양천구(-0.05%), 도봉구(-0.03%), 강북구(-0.01%), 성동구(-0.04%) 등은 하락했다. 올들어 도심권에 새 아파트 단지가 다수 입주하면서 수요층의 선호도가 높아진 반면 양천·도봉구 등 노후주택 밀집지역은 매매시장이 위축된 데 따른 것이다.

지방에서는 부산의 1분기 주택 매맷값이 0.57% 올라 전국에서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그러나 대구(-0.20%), 울산(-0.17%)은 매맷값이 하락해 대조를 이뤘다. 대구와 울산은 같은 기간 전셋값도 각각 0.12%, 0.07% 하락했다. 두 지역은 공급물량이 늘어난 지난해 하반기부터 집값 약세가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올들어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쏟아진 세종시는 1분기 매매가격은 0.08% 오르는 데 그친 반면 전세가격은 0.88% 떨어졌다. 특히 세종시 아파트 전셋값은 같은기간 1.25% 하락해 전국에서 가장 낙폭이 컸다.

최근 주택시장에선 대선 이후 새 정부의 부동산정책과 신규 입주물량 증가, 대출금리 상승 등이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39만1천가구로 지난해 32만가구보다 22% 늘어나고, 하반기에 올해 입주물량의 59%가 입주할 예정이다. 여기에다 하반기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2차례 금리인상과 함께 국내에서도 금리인상 압력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대 초반까지 올라 이미 주택 수요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김규정 엔에이치(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올해 주택가격은 대체로 수도권은 소폭 상승하고 지방은 소폭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그러나 수도권 안에서도 입주물량이 몰린 곳은 낙폭이 크고 재건축과 교통여건 개선 등 호재가 있는 곳은 집값이 오르는 등 차별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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