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권 전매제한과 청약규제를 강화한 지난해 ‘11·3 부동산 대책’ 이후 얼어붙었던 아파트 분양시장이 봄 이사철을 맞아 청약 경쟁률이 뛰어오르는 등 해빙기에 들어섰다. 건설업계는 올해 예정한 분양 물량 가운데 1~3월에 20%, 4~6월에 40%를 공급하는 등 상반기에만 60% 정도를 쏟아낼 계획이다. 특히 5월초 대선 일정으로 분양 흥행에 차질을 빚을 것을 고려해 4월 중순 이전으로 일정을 당기려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12일 부동산114와 금융결제원 집계를 보면, 3월 들어 청약을 진행한 전국 아파트 12곳의 일반분양 물량은 6755가구였는데 1순위 청약자가 6만3536명 몰려 평균 9.4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앞서 2월엔 청약 경쟁률이 1.7대 1에 그쳤다. 3월에 들어선 뒤 청약 경쟁률이 5~6배 더 높아진 셈이다.
앞서 전국 아파트 1순위 청약 경쟁률은 지난해 10월 20.5대 1, 11월에는 18.2대 1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11·3 대책 시행이 본격화한 뒤 12월에는 7.3대 1, 올해 1월에는 6.2대 1로 낮아졌다가 3월에 와서 상승세로 돌아선 셈이다.
3월엔 강원도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이 16.9대 1로 가장 높았다. 경기도는 14.3대 1, 서울은 3.4대 1 등이었다. 강원도에선 이달 춘천시 퇴계동 ‘e편한세상 춘천 한숲시티’ 2회차 분양분 1143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7122명이 몰려 평균 15대 1의 높은 경쟁률로 모든 주택형이 1순위에서 마감됐다. 경기 평택 고덕신도시의 첫 분양 단지인 ‘평택 고덕파라곤’도 1순위 청약에서 597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2만9485명이 몰려 평균 49.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여줬다. 서울에서는 에스케이(SK)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이 은평구 응암동에 짓는 ‘백련산 SK뷰 아이파크’가 지난 8일 1순위 청약에서 409가구 모집에 2277명이 몰려 평균 5.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급 물량이 많은 수도권 일부 지역에선 청약 미달이 빚어지는 등 양극화 현상도 뚜렷하다. 이달 분양한 ‘오산시티자이 2차’나 ‘e편한세상 영종하늘도시 2차’ 등은 대다수 주택형이 2순위에서도 청약을 마치지 못하면서 미분양으로 남았다.
건설업계는 봄을 맞은 분양시장에 수요자 발길이 분주해지자 서둘러 공급에 나서고 있다. 이달 3만243가구에 이어 4월 6만962가구, 5월 3만696가구, 6월 3만7153가구 등 2분기에만 올해 분양예정 물량(약 31만가구)의 42%인 12만8811가구를 쏟아낼 예정이다.
다만, 5월 초 대선이 치러짐에 따라 건설사마다 분양 일정 조정이 발등의 불로 떨어졌다. 4월 중순부터는 국민적 관심이 대선에 집중돼 본보기집을 열어 홍보를 할 때 눈길을 잡기가 어려울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 대형 건설사 임원은 “인허가를 서둘러 최대한 선거 전에 분양을 마치되 선거 시기와 일정이 겹치는 단지들은 선거 이후인 5월 말이나 6월로 미룰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이후는 입주물량 증가, 금리상승, 새 정부의 주택정책 변화 등 시장 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가 많다”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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