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택매매량 105만3천건, 5년간 평균치 웃돌아
금리인상, 공급과잉 여파로 올해 100만건 이하 예상
금리인상, 공급과잉 여파로 올해 100만건 이하 예상
지난해 주택 매매 거래량이 3년 연속 100만 건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상 최저 수준의 저금리로 인해 실수요와 함께 투자수요가 주택시장에 몰렸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올해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요가 감소해 주택 매매 거래량이 100만 건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연간 주택 매매 거래량이 105만3069건으로 2015년(119만3691건)보다 11.8% 감소했다고 밝혔다. 저금리 환경에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거래가 활발했으나 전년보다는 거래가 줄었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수도권은 전년 대비 7.1% 감소한 56만8262건이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이후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갚을 수 있는 만큼 빌려주고, 처음부터 나눠 갚도록 한다’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순차적으로 시행(수도권 2월, 지방 5월)된데다 하반기 이후 시장금리가 상승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지난해 거래량은 지난 5년간(2011~2015년) 평균치(95만3천여건)보다는 10.4% 증가했고 3년 연속 100만 건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되는 등 호조세는 여전했다.
연간 주택 매매 거래량은 부동산 과열기였던 2006년 108만건을 넘어선 뒤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2010년에는 80만건까지 내려갔다. 이후 80만~90만건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2014년 100만건을 넘어섰고 2015년 119만여건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지방의 차이가 컸다. 서울(21만2978건)은 3.9% 줄었고 지방(48만4807건)은 16.7% 감소했다. 지난해 아파트 매맷값 상승률이 3.25%로 비교적 높았던 서울에서는 거래량도 상대적으로 많았던 셈이다.
주택 유형 가운데는 아파트 거래량이 많이 줄었다. 지난해 아파트 매매 거래는 전년에 견줘 14.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연립·다세대는 3.6%, 단독·다가구는 8% 줄었다.
부동산 업계에선 올해 주택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보다 상당폭 줄어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국감정원 부동산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2017년 부동산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주택 매매 거래량은 전년 대비 7만3000가구(-6.9%) 감소한 약 98만가구로, 4년 만에 100만건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추산했다. 채미옥 부동산연구원장은 “올해는 국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데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세에 따라 주택 구입과 보유 비용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경기둔화 등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증대로 주택 구입을 당분간 보류하거나 시기를 조정할 여지가 있어 거래량이 전년 대비 감소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이 36만가구(부동산 114 집계)로, 지난해(29만가구)에 견줘 24%가량 늘어나는 등 ‘공급과잉’ 우려가 커진 점도 주택시장 불안 요인으로 꼽고 있다.
한편 지난해 전월세 거래량은 145만9617건으로 전년보다 0.9%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수도권은 전년보다 1.4% 감소했고 지방은 0.3% 증가했다. 거래량 가운데 월세 비중은 45.2%로 전년 대비 1.0% 포인트 증가해 월세 비중 증가 추세가 유지됐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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