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전국 78곳 4만9천가구 공급
잔금대출 규제 앞두고 업계 밀어내기
잔금대출 규제 앞두고 업계 밀어내기
건설업계가 연말연시 비수기에 아랑곳없이 서둘러 분양에 나서고 있다. 분양권 전매와 청약 규제를 강화한 ‘11·3 부동산 대책’ 영향으로 분양시장 침체가 길어질 가능성이 제기되는데다 내년부터는 수요자들이 중도금·잔금 등 집단대출을 받기가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집단대출 규제를 피하려는 건설사들이 밀어내기식으로 줄지어 연말 공급에 나서는 모양새다.
5일 부동산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 집계를 보면, 12월 한달 동안 전국 78곳에서 아파트 4만9777가구(임대 포함)가 분양된다. 이는 리얼투데이가 분양물량 집계를 시작한 2009년 이후 12월에 공급됐던 물량으로는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수치다. 지난해는 사상 최대인 연간 55만가구(인허가 기준)가 쏟아진 해로, 지난해 12월(5만1859가구)보다는 4% 정도가 줄어들었다. 다만 시장 과열에 대응하는 정부 정책 발표를 전후해 건설업계가 관망 자세를 취했던 11월 분양실적(3만3566가구)보다는 48.3%가 증가했다.
내년 1월1일 이후 입주자 모집승인을 받는 아파트 분양 건은 잔금대출에 대해서 소득 심사가 강화되고 거치기간 없이 원리금을 분할상환하는 방식으로 대출이 제한되는 등 집단대출 규제가 까다로워진다. 건설사로서는 적어도 연말까지 입주자 모집승인을 받아야 청약 모집을 하기가 용이하다. 한 중견건설사 임원은 “연말 입주자 모집승인을 받고 새해 첫주에 청약을 받는 일정으로 분양 계획을 짜고 있다. 무엇보다 잔금대출 규제를 피하는 게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달 서울에서는 서초구 잠원동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가 7일 1순위 청약에 들어가는 것을 비롯해 서울주택도시공사의 송파구 오금지구 공공분양 등이 연내 공급 일정을 잡고 있다.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는 ‘11·3 대책’ 의 집중 공략 대상이 된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서 대책 발표 뒤 처음으로 공급되는 일반분양 아파트로, 분양가는 3.3㎡당 평균 4250만원 선이다. 경기도에선 화성 동탄2새도시 ‘금호어울림 레이크 2차’, 남양주 다산새도시 ‘다산지금지구 신안인스빌 퍼스트리버’, 평택 고덕국제도시 ‘고덕 동양 파라곤’ 등 대규모 공공택지 내 아파트 공급이 이어진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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