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과열 지역에 대한 분양권 전매 제한과 청약 규제를 뼈대로 한 ‘11·3 부동산 대책’이 나온 지 2주일이 지났지만 부동산시장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11·3 대책 영향과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국내외 정치·경제적 불안 요소 등으로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재건축 단지가 몰려 있는 서울 강남권 아파트값은 2주째 약세를 보이고 있다.

17일 한국감정원의 11월 둘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14일 기준) 조사를 보면, 서울 강남 4개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2주 연속 하락했다. 자치구별로는 서초(-0.03%→-0.06%), 강남(-0.02%→-0.03%), 송파(-0.01%→-0.02%), 강동(-0.01%→-0.03%) 등의 하락폭이 지난주보다 좀더 커졌다. 아울러 강남 4개구와 함께 조정지역으로 지정된 경기도 과천시 아파트값도 지난주 보합(0.00%)에서 이번주 -0.02%로 하락 전환했다. 과천시 아파트값이 주간 단위로 하락한 것은 지난 6월9일(-0.10%) 이후 5개월 만이다. 그러나 서울(0.09%→0.08%), 수도권(0.08%→0.06%) 전체로는 지난주보다 상승폭이 둔화했을 뿐 보합세를 유지했다. 매도·매수를 희망하는 수요자들 상당수가 거래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진단이다.

11·3 대책 이후 공급이 중단됐던 서울과 경기도 등 ‘청약 조정지역’에서는 이달 말부터 신규 아파트 분양이 이뤄진다. 지난 15일부터 1순위 자격 제한 등 청약제도 변경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미뤄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이 재개됐기 때문이다. 이에 서울에서만 5곳, 1844가구가 오는 25일 견본주택을 열어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서울 시내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최소 1년6개월(강남4구는 입주 때까지)로 늘어난데다 2주택 다주택 보유자 등 1순위 청약 제한도 이뤄져 청약 과열은 한풀 꺾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공급이 부족한 서울 시내 아파트에 대한 실수요자들의 관심은 여전히 높을 것으로 보인다.

김규정 엔에이치(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실수요자 처지에서는 종전보다 당첨 확률이 높아진 데 반해 한번 청약통장을 쓰면 3~5년간 재당첨을 제한받게 된다는 점을 고려해 더욱 신중하게 청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