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 연내 대규모 희망퇴직 실시
5위권내 건설사들 조직 개편·인력 감축 검토
내년 이후 국내와 해외시장 동반 침체 우려도
5위권내 건설사들 조직 개편·인력 감축 검토
내년 이후 국내와 해외시장 동반 침체 우려도
올해 연말 건설업계에 대규모 구조조정 한파가 불어닥칠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5위권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올해 연말 조직 통폐합과 인력 감축에 나서려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국내 주택사업은 활황이지만 내년 부동산 경기가 불투명하고 국외에선 10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내고 있는 데 따른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28일 건설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시공능력평가 3위의 포스코건설은 올해 말까지 500여명을 구조조정하는 방침을 정하고 이날 임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에 대한 사전 설명회를 열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희망퇴직인 만큼 규모는 유동적이다. 전 분야에 걸쳐 희망퇴직이 이뤄지겠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국외와 플랜트 부문의 구조조정과 조직개편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6월 말 현재 직원 수가 정규직 3455명, 기간제 1897명으로 모두 5352명이다. 희망퇴직으로 감축하려는 인원이 전체 직원의 10%에 이른다. 구조조정의 배경은 경영실적 악화다. 포스코건설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3조3655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조원 이상 떨어졌고 영업적자가 1771억원에 이르렀다. 특히 국외부문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8486억원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3394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국외사업이 상당수 준공되면서 매출을 일으킬 현장이 줄고 있으나 저유가 추세가 장기화하면서 신규 수주는 저조한 데 따른 것이다.
시공능력평가 4위의 대우건설도 오는 11월 정기 인사에서 대규모 조직개편과 희망퇴직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정기인사 때도 희망퇴직을 받아 30여명을 감축한 적이 있으나 올해는 외부 출신인 박창민 신임 사장이 하는 첫 인사로 희망퇴직 규모가 지난해보다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발전·플랜트 부문을 합병하고 수주가 부진한 국외 부문 인력을 축소한다는 게 내부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은 올해 상반기 매출 5조5983억원에 영업이익 1664억원을 냈으나 신규수주는 4조619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조9254억원) 대비 22% 감소했다. 주택·건축 부문 등 국내 수주는 4조1004억원을 기록했지만, 국외 수주액은 5187억원에 그쳤다.
시공능력평가 1위의 삼성물산도 지난해부터 희망퇴직 형태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7952명의 인력은 올해 6월 기준 7084명으로 줄었다. 이달 초에는 주택사업본부를 팀으로 축소하는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이에 따라 ‘래미안’으로 대표되는 주택부문에서 손을 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5~6년 전만 해도 대형 건설사 매출의 60% 안팎을 차지했던 국외 건설 부문은 저유가 장기화와 중동 산유국들의 발주 지연 등으로 올해는 10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해외건설협회가 집계한 이달 27일 기준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184억 달러로, 연말 총액이 300억 달러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2006년(165억달러) 이후 연간 수주액으로 최저치이며, 해외수주액이 사상 최고였던 2010년(716억달러)에 견줘선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국외 건설 수주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지에스(GS)건설, 대림산업 등도 실적이 저조한 데 따라 연말 조직개편을 저울질하고 있다. 주택사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내년 이후에는 공급과잉 우려로 인해 신규 수주와 분양물량을 축소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게 건설사들의 고민이다. 한 대형건설사 임원은 “세계 경기 침체와 저유가, 치열해진 수주경쟁 등으로 국외 영업실적 회복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내년에는 국내 건설시장 침체와 국외수주 부진이 한꺼번 겹치는 최악의 상황이 닥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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