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여파, 소형과 분양가 격차 줄어들며 인기 상승
최근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전용면적 84㎡ 주택형의 인기가 상한가를 치고 있다. 전용면적 84㎡는 3~4인 가구가 살기에 넉넉한 규모로, 1990년대 들어 서민·중산층의 대표 주택형으로 자리잡았으나 금융위기 직후에는 주택시장 침체와 함께 소형인 전용면적 59㎡의 몸값이 뛰면서 상대적으로 인기가 주춤해지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청약률이 높아지면서 아파트 시장의 ‘스테디셀러’로 옛 명성을 회복하는 모습이다.
7일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올 상반기(1~6월) 전국에서 분양된 전용 84㎡ 주택형의 1순위 평균 경쟁률은 16.06대 1(일반공급 6만821가구, 청약자 97만6633명)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용 59㎡의 평균 경쟁률 9.81대 1(일반공급 1만8609가구, 청약자 18만2629명)을 웃돌고, 지난해 84㎡의 1순위 평균 경쟁률(14.35대 1)보다도 더 높아진 것이다.
이처럼 전용면적 84㎡ 인기가 되살아난 데는 소형 아파트의 분양가 상승과 저금리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부동산114가 조사한 상반기 전국 아파트 분양가를 보면, 전용 60㎡ 초과~85㎡ 이하 규모는 3.3㎡당 1004만원이며, 전용 60㎡ 이하는 988만원으로 3.3㎡당 16만원 차이에 그쳤다. 3년 전인 2013년 전용 60㎡ 초과~85㎡ 이하(3.3㎡당 853만원)와 전용 60㎡ 이하(3.3㎡당 784만원)의 3.3㎡당 분양가 차이가 69만원이었던 것에 견줘 최근 3년간 소형의 분양가 상승폭이 훨씬 컸던 셈이다.
이에 따라 최근 주택시장의 주력 구매층인 30~40대 초반 수요자로선 소형보다 중형을 선택할 유인이 높아졌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분석이다. 사상 최저금리 대출을 받아 소형과 가격차가 줄어든 중형에 입주하면 이후 자녀들이 성장해도 ‘갈아타기’ 부담을 줄이는 등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최근 건설사들이 전용면적 84㎡ 단일 주택형으로만 이뤄진 단지를 잇따라 공급하는 것은 이런 수요 흐름을 고려한 것이다. 코오롱글로벌은 이달 부산 동래구 사직동에 내놓는 ‘아시아드 코오롱하늘채'를 전용 84㎡ 660가구로만 설계했다. 호반건설이 다음달 경기 시흥 목감지구 B9블록에 분양하는 ‘시흥 목감 호반베르디움 5차’도 전용 84㎡ 단일 주택형 968가구로 이뤄진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