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 예정인 대우건설 사장 선임을 앞두고 ‘낙하산 논란’ 이 불거지면서 노동조합이 논란의 당사자인 후보자에게 자진 사퇴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건설지부는 18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산업은행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창민 후보는 정치권이 개입한 낙하산 인사”라며 “박 후보는 자진 사퇴하고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사장 인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주장했다.
지난 13일 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회(사추위)는 신임 사장 후보로 박창민 현대산업개발 상임고문과 조응수 전 대우건설 플랜트사업본부장(부사장) 등 2명으로 최종 후보를 압축한 상태다. 박 상임고문은 1979년 현대산업개발에 입사한 뒤 2011년 사장에 올라 한국주택협회장을 지내는 등 업계에서 주택 전문가로 통한다. 조 전 부사장은 1977년 대우건설에 입사해 나이지리아 액화천연가스(LNG) 건설현장 등 해외 플랜트 사업을 진두지휘해온 ‘대우맨’이다.
노조는 “박 후보는 국내 주택분야에선 전문가지만 해외 수주능력은 객관적으로 증명된 것이 없다”면서 “‘해외수주 능력을 갖춘자'라는 사장 공모자격에 미달하는 후보가 최종 후보에 오른 것 자체가 낙하산이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어 “후보자 공모를 진행했다가 아무 이유도 없이 중단하는가 하면 갑자기 사장 인선 일정이 늘어났다 줄어들기를 반복해왔다”며 “부당한 정치권 압력과 이권이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이 짙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3일 사추위가 열린 서울 소공동 더프라자호텔에서는 외압에 반대하는 사외이사 2인이 위원회 방에서 퇴장했는데도 후보자 선정이 강행됐다는 게 노조 쪽의 전언이다. 당시 제3의 인물이 등장해 산업은행 쪽 사추위원을 접촉했다는 한 매체의 보도도 나왔다. 이후 한 사외이사는 사장 선임 일정을 앞두고 돌연 해외로 출국한 상태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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