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문을 연 경기 동탄2새도시 `힐스테이트 동탄' 본보기집에서 내방객들이 아파트단지 조형물을 살펴보고 있다. 현대건설 제공
최근 아파트 분양가격이 뛰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착한 분양가’를 내세운 신규 단지들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착한 분양가는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거나 같은 지역에서 앞서 공급된 단지보다 분양가격이 낮은 경우로, 건설사들이 초기에 분양을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 합리적인 선에서 가격을 책정한 사례다.
올해 신규 아파트 분양가는 껑충 뛰어올랐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집계를 보면, 5월 말 기준 전국 민영아파트 분양가는 ㎡당 평균 279만4천원(3.3㎡당 약 923만6천원)으로 전월 대비 0.45% 상승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가 통계는 공표 시점 기준 최근 1년간 분양가를 평균한 것으로, 지난해 5월 기준 시점에 비해선 7.05% 상승한 수치다. 또 5월 기준 수도권 분양가는 3.3㎡당 142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7.56%, 서울은 2067만원으로 12.74% 올랐다.
특히 최근 서울 강남과 용산권 아파트 분양가는 그야말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중이다. 한남동 고급주택인 ‘한남더힐’이 3.3㎡당 8000만원선으로 역대 최고 분양가를 경신했고, 강남 개포지구 재건축 아파트는 3.3㎡당 5000만원대 돌파를 앞두고 있다. 강남에서는 전용면적 59㎡ 이하 소형아파트 분양가격이 10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지난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된 뒤 재개발,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분양가격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인근 시세에 견줘 합리적인 분양가를 책정한 신규 아파트에는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이달 초 대우건설이 경기 하남시 현안지구에 내놓은 ‘하남 힐즈파크 푸르지오’는 평균 분양가격이 3.3㎡당 1185만원으로, 인근 미사강변도시의 민영아파트 평균 시세인 3.3㎡당 1300만원대보다 저렴했다. 이에 따라 1순위자 청약에서 최고 40.3 대 1, 평균 13.1 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100%에 가까운 초기 계약률을 기록했다. 이번주 청약을 받는 경기 화성 동탄2새도시 ‘힐스테이트 동탄’은 평균 분양가가 3.3㎡당 1135만원으로, 앞서 분양된 단지들보다 저렴해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한국토지신탁이 경북 김천시에 분양 중인 ‘남혁신 코아루 푸르나임’도 합리적 분양가로 수요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전용 84㎡의 분양가는 1억9000만~2억1000만원 선으로, 바로 인근에 2012년 입주한 ‘김천덕곡월드메르디앙’ 전용 84㎡가 지난 4월 2억400만원에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합리적이라는 평이다. 또한 김천혁신도시 남동쪽 1.4km에 위치해 혁신도시 생활권인 이곳은 혁신도시 내 전용 84㎡가 2억4000만원이 넘는 매매가를 보이고 있어 상대적인 가격 경쟁력도 갖추고 있다.
두산건설이 경기 성남시 수정구 태평동 건우아파트를 재건축한 ‘가천대역 두산위브’는 전용면적 59㎡ 분양가격이 3억2000만~3억4000만원대로 인근의 10년 이상된 아파트인 ‘쌍용스윗닷홈’(전용 59㎡ 3억3000만~3억5500만원)보다 낮다. 분당선 지하철 가천대역이 도보 10분 내 거리에 있으며, 올해 9월 성남~여주간 복선전철이 개통 예정이다.
대림산업이 경기 안산시 상록구에 분양 중인 ‘e편한세상 상록’도 착한 분양가를 내세운 단지다. 3.3㎡당 1071만원으로, 지난해 분양된 ‘안산 센트럴 푸르지오’(3.3㎡당 1350만원), ‘힐스테이트 중앙’(3.3㎡당 1374만원)에 견줘 저렴한 편이다. 서해안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평택~시흥고속도로와 인접해 있고, 2017년 개통 예정인 수인선 사리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최근 새 아파트 공급이 줄잇고 있는 경기 평택에서는 소사지구에서 분양 중인 ‘평택 효성해링턴 플레이스’(3.3㎡당 800만원대), 다음달 신촌지구에서 분양을 앞둔 ‘평택 지제역 동문굿모닝힐 맘시티’(3.3㎡당 800만원대)가 눈길을 끈다. 특히 4567가구의 대단지 가운데 다음달 1차분 2803가구를 내놓는 동문건설은 인근 대형 건설사 아파트보다 3.3㎡당 100만원 정도 저렴하면서도 마감재와 커뮤니티시설 등 품질은 양호한 단지를 선보일 계획이다.
금호건설이 경북 구미시 형곡동에 분양 중인 ‘구미 형곡 금호어울림 포레2차’도 저렴한 분양가격이 장점이다. 10년 이상의 노후된 아파트가 밀집한 형곡동에서 3.3㎡당 최저 730만원대부터 분양가를 책정해 수요자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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