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면적 60㎡ 이하 소형주택이 청약, 매매, 전·월세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전용면적 59㎡가 평균 74.2 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던 서울 잠원동 ‘신반포자이’ 본보기집. 지에스(GS)건설 제공
주택시장 찬바람 그래도 주목할 곳은
최근 주택담보대출 여신 심사 강화와 공급 과잉 우려로 주택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지만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주택에 대한 관심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전세난이 심각해진데다 소형의 주된 수요층인 2~3인 가구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에선 올해 주택시장이 다소 위축된다고 해도 생애 첫 주택구입자 등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소형 아파트의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꺼지지 않는 소형 아파트 인기
올해 들어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에도 냉기가 돌고 있지만 소형 아파트만큼은 무풍지대다. 지난달 지에스(GS)건설이 서울 잠원동에 분양한 ‘신반포자이’는 전용 59㎡형 43가구에 3189명이 청약해 평균 74.2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84㎡형(15.4 대 1)보다 훨씬 많은 청약자가 소형에 몰린 것이다.
집값 상승폭도 소형이 앞서고 있다. ‘부동산114’가 올해 1월 수도권의 평균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을 전년 같은 달에 견줘보니,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은 7.93%(3.3㎡당 1047만원→1130만원), 전용면적 60~85㎡ 이하 중형은 5.85%(3.3㎡당 1112만원→1177만원), 전용면적 85㎡ 초과 대형은 3.42%(3.3㎡당 1314만원→1359만원)로 집계됐다. 3.3㎡당 전셋값도 같은 기간 소형이 15.71%(732만원→847만원) 뛰어올라 중형(14.92%)과 대형(13.69%)의 상승폭을 웃돌았다.
소형주택은 최근 저금리 조건에서 대출을 끼고 구입하기에도 부담이 적다. 부부 합산 연소득 6000만원 이하(생애 최초 주택구입자는 7000만원) 무주택 가구주가 전용 85㎡ 이하 주택을 구입할 때 받을 수 있는 정책자금 대출인 ‘디딤돌대출’은 주택가격의 70% 이하, 최대 2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2월 셋째 주 현재 수도권의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아파트의 평균 매맷값이 2억4844만원인 것을 고려하면 7000만~8000만원 정도의 자기 자금만 있다면 소형 내집 마련이 가능한 셈이다. 디딤돌대출의 금리는 연 2.3~3.1%인데, 올해부터 신혼부부에게는 0.2%포인트를 깎아준다.
2~3인 가구 꾸준히 늘고
생애 첫 주택구입 등 실수요자 ‘탄탄’
중형보다 ‘가성비’ 높아 잠원 신반포자이 59㎡ 74 대 1
1년간 아파트 매맷값 상승률도
소형 7.9% 올라 중·대형 앞질러 서울 구의·남가좌동 재건축 눈길
의정부·운정·안산 등 물량 많아
■ 소형 아파트 신규공급 어디?
올봄 수도권에서는 서울시내 재건축 단지나 새도시급 공공택지에서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분양이 잇따를 예정이다. 그러나 중형에 견줘서는 물량이 적은 편이어서 청약 경쟁률이 다소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말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서 분양되는 ‘래미안 구의 파크스위트’에서는 전용면적 59㎡ 206가구가 일반분양으로 나온다. 이 단지는 전용 59~145㎡ 854가구 규모로, 일반분양이 502가구에 이른다. 현대산업개발이 다음달 서울 남가좌동에서 분양할 ‘디엠시(DMC) 아이파크’는 전용면적 59~127㎡ 1061가구 가운데 617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이 가운데 전용 59㎡는 63가구로 전체 일반분양분 중 10.21%를 차지한다. 롯데건설이 다음달 경기 의정부시 호원동에 분양하는 ‘의정부 롯데캐슬 골드파크’는 전용 59~84㎡ 1850가구에 이르는 중소형 대단지로 눈길을 끈다. 59㎡는 672가구가 공급된다.
분양 중인 단지 가운데 소형이 남아 있는 곳도 있다. 현대건설이 경기 파주 운정새도시에 짓고 있는 ‘힐스테이트 운정’은 전체 2998가구 가운데 전용 60㎡ 이하가 총 1185가구로 39.5%를 차지한다. 경기 안산시 단원구 ‘힐스테이트 중앙’은 전용 59~99㎡ 1152가구 가운데 59㎡의 일반분양이 444가구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불경기일수록 소형 아파트가 중형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높아진다는 점도 수요층을 끌어들이는 요인이라고 본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최근에 나오는 소형 아파트들은 발코니 확장 등을 통한 서비스 면적이 넓고 대부분이 방 3개 이상의 구조라서 신혼부부가 자녀를 낳더라도 생활하는 데 큰 지장이 없다”며 “수요 저변이 넓어 주택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환금성이 우수한 것도 소형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생애 첫 주택구입 등 실수요자 ‘탄탄’
중형보다 ‘가성비’ 높아 잠원 신반포자이 59㎡ 74 대 1
1년간 아파트 매맷값 상승률도
소형 7.9% 올라 중·대형 앞질러 서울 구의·남가좌동 재건축 눈길
의정부·운정·안산 등 물량 많아
수도권 주요 소형 아파트 공급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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