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시에서 공급된 첫 민간택지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에 수요자들이 대거 몰리며 청약을 마감했다. 최근 심각해진 전세난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11일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한화건설이 수원시 권선구 오목천동에 선보인 뉴스테이 ‘수원 권선 꿈에그린’ 2400가구(전용면적 59~84㎡) 모집에 지난 8일까지 7623명이 몰리면서 모든 주택형의 청약이 마감됐다. 평균 경쟁률은 3.2 대 1이었으며, 전용면적 59㎡는 160가구에 1579명이 청약해 9.9 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수원 권선 꿈에그린은 정부가 중산층 주거 안정을 위해 추진 중인 4곳의 뉴스테이 시범사업지 가운데 한 곳으로, 민간택지 공급으로는 첫 사업이다. 앞서 지난달에는 대림산업이 인천 남구 도화지구에서 공공택지 첫 뉴스테이 사업인 ‘e편한세상 도화’를 내놓아 평균 5.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공공택지에 이어 민간택지 뉴스테이에도 이처럼 많은 청약자들이 몰린 이유로는 수원시의 심각한 전세난이 꼽힌다. 케이비(KB)국민은행 통계를 보면, 9월 현재 수원의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 평균 비율은 76.3%로 서울(71.8%)보다 훨씬 높다. 전세난 여파로 월세로 떠밀리고 있는 세입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권선 꿈에그린의 임대조건도 수요자들의 구미를 당긴 요인으로 보인다. 이 아파트의 초기 임대료는 전용 59㎡가 보증금 7900만원에 월 임대료 46만4000원, 74㎡는 보증금 8600만원에 월 임대료 53만원으로 주변 시세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2년마다 재계약하면서 거주기간이 보장된 10년 동안은 보증금이 인상되지 않고, 월 임대료 상승률은 연간 5% 이하로 묶인다. 또 계약조건으로 명시된 것은 아니지만 10년 뒤에는 여건에 따라 세입자에게 분양전환이 이뤄질 가능성도 열려 있다.
김규정 엔에이치(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청약 자격에 일체의 제한이 없어 부모가 자녀에게 장만해주려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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