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전세난과 상대적인 고금리로 주택청약종합저축에 자금이 몰리면서 1년 새 잔고가 10조원 넘게 늘어났다. 사진은 아파트 신규 분양을 하는 건설업체의 본보기집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전세난 여파에 연 2.5% 고금리 부각
2월 이후 매달 1조원 넘게 증가
2월 이후 매달 1조원 넘게 증가
내집 마련을 위한 입주자 저축인 주택청약종합저축 잔액이 1년 사이에 10조원 넘게 늘었다. 최근 극심해진 전세난과 사상 초유의 저금리 기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국토교통부 집계를 보면, 우리·신한·국민·하나·농협·기업은행의 주택청약종합저축 잔액은 5월 말 현재 41조3806억원으로 지난해 5월 말 30조5425억원에 견줘 10조8381억원(35.5%) 불어났다.
주택청약종합저축 증가세는 올해 들어 가팔라지고 있다. 올해 2월에 전월대비 1조810억원 증가한 이래로 4개월 연속 다달이 1조원 넘게 늘어나고 있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이 출시된 2009년 5월 이후로 넉달 연속 1조원 이상 늘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체 가입자수는 지난해 5월 말 1399만1031명에서 올해 5월 말 1623만1991명으로 224만960명(16.0%) 늘었다.
이처럼 주택청약종합저축이 급증한 것은 최근 전세난이 심각해지면 주택 수요자들이 새 아파트 분양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 2월부터 수도권 청약통장 1순위 경과 기간이 종전 2년에서 1년으로 단축된 것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수도권과 부산, 대구 등지의 주요 아파트 분양시장에는 구름인파가 몰리고 있는 중이다.
저금리 기조 속에서 주택청약종합저축의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도 자금을 끌어들이는 요인이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의 이자율은 지난달 22일 연 2.8%에서 2.5%(2년 이상 가입)로 하락했지만, 1%대 후반부터 2%선인 시중은행의 적금보다는 훨씬 높다.
부동산업계는 저금리와 전세난이 지속되는 데다 주택경기 회복에 따른 건설사 분양물량의 증가 등으로 당분간 주택청약종합저축에 대한 관심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갑 케이비(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주택청약종합저축은 서민들이 주택구입 자금을 마련하는 주된 수단인데다 주택거래 활성화에도 기여하기 때문에 정부가 당분간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보다는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청약예금·부금과 청약저축 통장의 기능을 모두 합친 것으로, 조건만 갖추면 공공주택이든 민영주택이든 모두 청약할 수 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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