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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가점 ‘좁은문’…전략 없인 72점도 미끄러진다

등록 2015-06-24 20:15수정 2015-06-25 16:30

최근 분양되는 신규 중소형 아파트에 수요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입주자를 뽑는 청약 가점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 19일 경기 부천시 소사구 범박동에 문을 연 ‘부천 옥길자이’ 본보기집을 찾은 내방객들이 아파트 조형물을 살펴보고 있다. 지에스(GS)건설 제공
최근 분양되는 신규 중소형 아파트에 수요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입주자를 뽑는 청약 가점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 19일 경기 부천시 소사구 범박동에 문을 연 ‘부천 옥길자이’ 본보기집을 찾은 내방객들이 아파트 조형물을 살펴보고 있다. 지에스(GS)건설 제공
올들어 아파트 분양시장 활기
인기지역 여부 따라 점수 차이 커
70점 넘는 장기무주택자 탈락도
2013년 이후 물량 줄어 경쟁 가열

경쟁률 낮은 곳에선 가점이 효자
젊은 시절부터 착실히 쌓아가야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 사는 박아무개씨는 이달 초 시흥시 목감지구에 나온 ‘시흥목감 레이크푸르지오’ 아파트 전용면적 59㎡형(333가구)에 신청해 6.2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당첨되는 행운을 안았다. 박씨는 경쟁률이 예상보다 높아 당첨이 어려울 것으로 걱정했는데 뜻밖에도 청약 가점제의 덕을 봤다. 그의 청약 가점은 39점으로 높지 않은 편이었지만 가점제 당첨선(커트라인)이 37점으로 형성되면서 문턱을 아슬아슬하게 넘어설 수 있었다.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 사는 40대 가장 정아무개씨는 지긋지긋한 ‘전세난민’ 신세에서 벗어나기 위해 최근 ‘위례 우남역 푸르지오’ 아파트 전용면적 83㎡형에 신청했다가 떨어져 충격을 받았다. 20년 가까이 무주택자인 그는 청약가점이 72점으로 당첨이 확실시된다는 본보기집 상담원의 얘기까지 들었는데도 더 높은 청약가점 보유자들한테 밀려났다. 뒤늦게 확인해보니 정씨가 신청한 아파트의 서울 거주자 청약가점 커트라인은 74점으로 해당 아파트 주택형 가운데 가장 높았다.

새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는 실수요자라면 본인의 청약 가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하게 관리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인기 지역인지 아닌지에 따라 청약가점 커트라인의 높낮이가 크게 달라지고, 같은 가점이라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당락이 결정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최근 주요 아파트 가점제 당첨선
최근 주요 아파트 가점제 당첨선
지난 2007년 도입된 청약 가점제는 현재 전용면적 85㎡(옛 33평형) 이하 민영 아파트 물량의 40%를 일정 요건을 갖춘 실수요자에게 공급하는 제도다. 수요자의 무주택 기간(최대 32점), 부양가족 수(최대 35점), 청약통장 가입기간(최대 17점)에 따른 합산 가점이 높은 사람이 입주자로 선정되며, 만점은 총 84점이다. 예컨대 70점은 무주택 기간이 15년 이상(32점), 부양가족 수 4인(25점), 청약통장 가입기간 11~12년(13점)에 이른 장기 무주택 가구주여야 받을 수 있는 수준이다.

이런 청약 가점제는 실수요자한테 유리한 제도지만, 청약자 수를 늘려서라도 주택경기를 부양하려 했던 정부는 지난 2013년 이 제도를 대폭 손질했다.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은 공급 가구수의 75%에서 40%로, 85㎡ 초과 주택은 기존 50%에서 아예 폐지하는 등 가점제 적용 물량을 크게 줄였다. 주택 소유자 등 가점이 낮은 사람들이 추첨을 통해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길을 넓혀준 것이다. 또 지난 2월부터는 2주택 이상 보유자의 감점제(-5~10점)도 폐지, 이들의 가점제 진입 장벽도 낮추었다.

2013년 당시엔 주택경기가 좋지 않아 가점제 축소의 영향이 크지 않았다. 그러나 월간 아파트 매매건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주택시장이 되살아난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최근 인기 지역에서 나오는 중소형 아파트의 가점 커트라인은 가파르게 뛰어오르고 있다. 지난 3월 공급된 서울 자양동 ‘래미안 프리미어팰리스’, ‘화성동탄 반도유보라 5.0’ 등도 일부 주택형의 당첨선이 60점을 넘어서더니 4월 경기 화성동탄2새도시 ‘동탄 2차 푸르지오’의 청약 가점 커트라인이 최고 70점까지 치솟았다. 지난 15일 당첨자를 발표한 위례새도시 ‘위례 우남역 푸르지오’에선 청약가점 고득점자들의 피말리는 한판 승부가 벌어졌다. 83㎡형 가점 커트라인이 수요자 거주지(성남시, 기타 경기도, 서울·인천)에 따라 최저 67~74점에서 형성됐다. 청약 경쟁률이 평균 161대 1로 치솟은 끝에 가점이 70점을 넘는 장기 무주택자들도 대거 떨어지는 결과가 빚어진 것이다.

다만, 청약 과열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 곳에서는 장기 무주택자, 부양가족이 많은 사람일수록 청약 가점제를 활용하는 게 여전히 유리하다. 이달 초 ‘시흥목감 레이크푸르지오’에서 가장 인기가 높았던 전용면적 59㎡형(경쟁률 6.25대 1)의 가점 커트라인이 37점으로 나온 게 그 사례다.

전문가들은 신혼부부 등 젊은 층이라면 희망하는 곳에서 내 집을 빨리 마련하기 위해 본인의 가점을 잘 쌓고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예컨대, 자녀 외에 부모(배우자 부모 포함)를 부양가족으로 인정받으려면 같은 주민등록등본 등재 기간이 3년 이상이어야 한다. 또 무주택자 가점을 받으려면 입주자 모집공고일 현재 세대원 전원이 무주택이어야 한다. 현재 본인의 청약 가점이 어느 정도인지 보려면 금융결제원 주택청약 누리집(www.apt2you.com)을 이용하면 된다.

박원갑 케이비(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내년부터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 40% 물량에 대한 가점제가 지방자치단체장이 해당 범위 이내에서 자율적으로 판단해 적용하는 방식으로 바뀌는 것도 변수”라면서 “서울 강남권이나 위례 등 인기 새도시에서는 가점으로 아파트를 분양받기가 점점 어려워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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