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 75.4% 최고…강남지역 66.7%
25개구 중 11개구가 70% 넘어서
“전세물량 부족따라 상승 계속” 전망
25개구 중 11개구가 70% 넘어서
“전세물량 부족따라 상승 계속” 전망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아파트 매맷값에 견준 전세가 비율(전세가율)이 거침없이 뛰어오르고 있다. 서울에서는 25개구 가운데 11개구의 전세가율이 70%를 넘어섰으며, 경기도는 평균 전세가율이 71%를 돌파했다.
4일 케이비(KB)국민은행 조사를 보면, 지난달 전국의 아파트 전세가율은 전달(71.0%)보다 0.3%포인트 높아진 71.3%를 기록했다. 이는 1998년 12월 조사 이래 최고치로, 지난해 12월 첫 70.0%를 기록한 뒤 다섯달 연속 상승한 것이다.
최근 전세가율이 가파르게 뛰는 곳은 서울이다. 서울 전세가율은 평균 68.2%로, 2년 전인 2013년 4월(56.2%)보다 12%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 평균 상승폭(4.9%)보다 갑절 이상 높은 수치다.
서울 가운데서도 강북권의 전세가율 상승이 가팔랐다. 한강 이북 지역 14개구의 전세가율이 역대 처음으로 70%를 돌파했고 한강 이남 11개구의 전세가율 역시 66.7%로 조사 이래 최고치다. 25개 구 가운데 지난달 처음으로 70%대에 오른 마포구(70.3%)를 비롯해 11개구의 전세가율이 70%를 넘어섰다.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성북구로 75.4%였고, 가장 낮은 곳은 용산구로 58.5%였다. 성북구는 도심 접근성이 우수해 전세 수요가 몰리지만 노후한 아파트들이 많아서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은 특성이 있다 보니 전세가율을 밀어올렸다.
또 수도권에서 경기도는 71.1%, 인천은 68.3%로 조사됐다. 경기도에선 화성(77.3%), 하남(76.6%), 군포(76.0%), 수원(75.5%) 등의 전세가율이 높았다. 화성은 지난해 12월 전세가율이 역대 시·군·구 최고치인 78.1%를 기록한 뒤 올해 들어선 소폭 떨어졌다. 화성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등 주변 산업단지가 크게 자리해 아파트 전세수요가 많은 상황에서 매맷값은 서울만큼 오르지 않다 보니 전세가율이 전국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지방 광역시 중에서는 부산시가 지난 3월에 이어 두 달 연속 70%를 기록했고, 광주광역시가 77.9%로 가장 높았다. 대구시는 76.3%, 대전은 4개월 연속 71.1%를 기록했다.
이처럼 아파트 전세가율이 계속해서 높아지는 것은 매맷값에 비해 전세가격의 상승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지난달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달 대비 0.57% 올랐지만 전세는 0.68% 상승했다. 지난해 말에 견줘선 매매가격이 1.44% 오르는 동안 전세가격은 1.97% 상승했다. 특히 초저금리 여파로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데 따라 전세 매물이 만성적 부족 현상을 빚는 것도 전세가율을 끌어올리는 배경이다.
부동산 업계에선 최근 주택거래량이 늘면서 매매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거래량 증가에 견줘 가격 상승폭은 낮다고 짚었다. 이에 따라 전세난에 따른 전셋값 상승세는 꺾이지 않고 당분간 전세가율이 고공행진을 할 가능성이 크다. 김규정 엔에이치(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과거에는 전셋값이 매맷값의 60%대 후반에 이르면 전세수요가 매매로 전환하면서 전세가율이 떨어졌으나 저금리·월세 시대가 닥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면서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도 곧 70%선에 다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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