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 매맷값 대비 전셋값 비율(전세가율)이 거침없는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서울의 한 아파트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3월 평균 75%…서울 자치구 ‘최고’
1분기 매맷값 0.95%↑ 전세값 3.26%↑
전세가율 96% 아파트 등장하기도
노후 아파트 많아 매맷값 낮은데다
재개발 잇따르면서 전세 품귀 빚어
1분기 매맷값 0.95%↑ 전세값 3.26%↑
전세가율 96% 아파트 등장하기도
노후 아파트 많아 매맷값 낮은데다
재개발 잇따르면서 전세 품귀 빚어
서울 도심에 인접한 성북구의 아파트 매맷값 대비 전셋값 비율(전세가율)이 거침없는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21일 케이비(KB)국민은행의 3월 주택가격 통계를 보면, 성북구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평균 75.0%로 서울 25개 구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 평균 전세가율 67.6%를 크게 웃도는 수치이며, 국민은행이 지난 2013년 4월 전세가율을 구별로 따로 조사하기 시작한 이래 최고치다. 성북구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해 3월 70.4%로 처음 70%대에 올라선 뒤 1년 만에 4.6%포인트나 상승했다.
최근 성북구 전세가율이 가파르게 뛰어오른 것은 매맷값보다 전셋값이 많이 오른 데 따른 것이다. 지난 1분기만 봐도, 성북구 아파트 매맷값이 0.95% 상승하는 동안 전셋값은 세 배가량인 3.26%나 급등했다.
올해 초 매맷값과 전셋값이 바짝 좁혀진 아파트가 화제를 모았던 곳도 바로 성북구였다. 1999년에 입주가 이뤄진 성북구 종암동 종암에스케이아파트 전용면적 59㎡는 지난 1월에 전셋값이 2억4000만원, 매매는 2억4900만원에 실거래 값이 신고돼 전세가율이 무려 96.4%를 찍었다. 전세금에다 900만원만 더 보태면(취득세·등기비용 등 제외) 아예 아파트를 매입할 수 있는 수준이다.
부동산 업계에선 성북구의 전세가율이 이처럼 거침없이 상승한 것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매맷값과 최근 극심했던 전세난에서 비롯한다고 분석한다. 먼저 지난해 하반기부터 장위뉴타운, 보문동 등 성북구 내 재개발 사업으로 인한 이주 수요가 발생하면서 전세 물건 품귀현상이 빚어진 것이 첫번째 요인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도심권에 가까운 지리적 위치에 견줘 상대적으로 아파트 매맷값이 저렴한 편이라는 점도 전세가율을 높인 배경이다. 성북구의 아파트 평균 매맷값은 3억6606만원(한국감정원 3월 조사)인데, 이는 인접한 종로구(4억8286만원)보다 1억1000만원 이상 낮은 수준이다. 성북구 아파트 매맷값이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돼 있는 것은 동소문동, 돈암동, 길음동 등지에 1990년대에 들어선 노후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시장에서는 평균 75%에 이른 성북구의 전세가율은 당분간 크게 오르지 않고 횡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4월 중순 이후 이사철이 지나면서 전셋값 상승세가 주춤해졌고 매맷값은 전세 수요자들의 매매 전환에 따라 소폭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금리에 따른 월세 증가와 전세 물건 부족으로 인해 전세시장 불안은 지속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김규정 엔에이치(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성북구는 도심과 가까운 양호한 교통여건 덕분에 전세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라며 “만성적 전세난이 이사철마다 닥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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