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주택거래량 다시 100만건 시대
버블 정점 2006년·지난해 비교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평균 4억5천만원
8년 전보다 30% 가까이 뛰어
‘강남 3구’ 상승률 7.5~19.2% 그쳐
버블 정점 2006년·지난해 비교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평균 4억5천만원
8년 전보다 30% 가까이 뛰어
‘강남 3구’ 상승률 7.5~19.2% 그쳐
‘버블세븐’으로 상징되는 ‘욕망의 집값’이 정점을 찍은 2006년 이래 8년 만에 주택 매매 거래량이 연간 100만건 시대로 되돌아왔다. ‘하우스푸어’ 공포에 사로잡힌 주택시장을 떠받치려는 정부가 지난해 5차례나 활성화 대책을 쏟아내면서 거래량은 회복됐지만 집값 상승 지도는 8년 전에 견줘 많이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겨레>가 2006년과 2014년 국토교통부의 아파트 실거래가 공개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 강남·서초·송파 등 이른바 ‘강남 3구’ 아파트는 8년간 실거래가 평균의 상승률이 7.5~19.2%로 서울 평균치인 29.2%를 크게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강북권 일부는 50% 안팎의 상승률을 보이면서 서울 평균치를 크게 웃돌았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를 이끈 지역은 2006년엔 주목받지 못했던 은평구(58.5%), 종로구(54.6%), 강북구(50.9%), 중랑구(48.5%), 노원구(43.4%), 도봉구(41.3%) 등이었다. 상승률 1위인 은평구는 2008년부터 입주한 은평뉴타운(1만6000가구)의 거래가 영향을 끼쳤다. 자료 집계와 분석은 부동산정보업체 ‘리얼투데이’의 도움을 받았다.
경기·인천 지역에선 대표적 버블세븐이던 성남 분당새도시(분당구) 아파트의 지난해 실거래가 평균이 8년간 1.4% 오르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화성·평택·의정부의 실거래가 상승률은 50~60%대를 넘어섰다. 이들 지역은 2009년 이후 신흥 주거단지가 잇따라 조성되면서 서민·중산층 주택 수요자들이 대거 유입된 곳이다.
이는 버블세븐 지역은 2006년 이래 투기 거품이 빠져나가는 과정을 겪었으나, 다른 지역은 실수요 거래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버블세븐과 가격 차이를 좁혔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버블세븐 아파트의 실거래가 평균은 5억962만원에서 5억6938만원으로 8년간 11.7% 올랐고, 기타 수도권 지역의 평균은 38.0% 상승했다. 같은 기간에 소비자물가가 23.8% 오른 점을 고려하면 버블세븐의 아파트값 오름폭은 물가상승률을 크게 밑도는 셈이다. 버블세븐은 서울 강남·서초·송파·목동(양천구)과 경기도 분당·평촌(안양 동안구)·용인 지역이다.
지난해 서울에서 매매된 아파트의 실거래가는 평균 4억5266만원으로, 처음으로 실거래가 제도가 도입된 2006년(3억5032만원)에 견줘 29.2% 올랐다. 경기도 아파트의 지난해 평균 실거래가는 2억4951만원으로 2006년(1억9083만원)보다 30.7% 상승했다. 인천은 2억161만원으로 2006년 대비 62.5% 올랐다.
지난해 주택 거래량은 2006년 108만건 이래 가장 많은 100만5173건으로 집계됐다. 두 해의 주택 거래량은 비슷하지만 실수요 중심의 거래 재편으로 집값 판도는 크게 달라졌다. 집값 거품이 한창이던 2006년에는 연간 주택(아파트·연립·다세대·단독주택 종합) 매매 가격 상승률(국민은행 통계)이 전국 11.6%, 수도권 20.3%에 이르는 급등세를 보였다. 반면 지난해 주택 매매 가격은 전국 2.1%, 수도권이 1.3%로 소폭 오르면서 안정세를 유지했다. 또 거래량도 세부적으로 살피면, 버블세븐 거품이 빠진 지난해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은 2006년에 훨씬 못 미쳤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32만4989건으로, 2006년(43만6978건)보다 25.6% 줄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최근 주택 매매 시장을 주도하는 계층은 투기수요가 아니라 전세난에 시달리는 서민과 집을 갈아타려는 실수요 주택 보유자들”이라며 “올해도 실수요 중심으로 매매 거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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