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궁금증 ‘톡’]

올해 들어 신규 주택 분양시장에 청약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당첨자 발표 직후 초기 계약률이 100%에 이르는 곳이 잇따라 나온다. 이런 현상은 과거 2005~2006년 주택시장 과열기에 종종 나타났던 모습이어서, 요즘 분양시장이 그 정도 호황 국면에 접어든 것인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반도건설은 최근 분양했던 경기 화성 동탄2새도시 ‘동탄역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5.0과 6.0’이 ‘정당 계약일’ 사흘 만에 모두 계약이 이뤄졌다고 7일 밝혔다. 정당 계약일이란 분양 당첨자 발표 뒤 일주일쯤 지나 부여하는 1차 계약 기한으로, 이때 계약 포기자가 나오면 예비 순번 당첨자에게 분양 기회가 돌아간다. 정당 계약일에 100% 계약이 이뤄진다는 것은 그만큼 인기가 높은 분양이었다는 얘기다. 실제 동탄2새도시의 두 단지에는 모두 4만여명의 청약자가 몰렸고 평균 경쟁률이 각각 55.7 대 1, 63 대 1이었다. 앞서 지난달 한화건설은 경남 창원시 가음동에 분양한 ‘창원 가음꿈에그린’이 계약률 100%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오피스텔도 계약률 100%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대우건설이 공급한 ‘마포 한강 2차 푸르지오 오피스텔’은 계약 시작 뒤 일주일 만에 100% 계약이 성사됐다. 지난 2월 현대엔지니어링이 내놓은 경기 광교새도시 ‘힐스테이트 광교 오피스텔’도 이틀간의 계약기간에 100% 계약이 끝났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정당 계약일’에 100% 계약이 나왔다는 건설사들의 발표는 다소간 과장이 섞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아무리 인기를 모은 아파트라도 수요자가 계약일까지 계약금을 준비하지 못했다든가, 희망했던 동과 층이 아닌 저층 등에 당첨된 경우에는 계약을 포기하는 사람도 일부 나오는 게 정상이기 때문이다. 부적격(부정) 청약으로 당첨 자격이 취소되는 수요자까지 포함하면 전체 가구수의 5~6% 정도가 미계약으로 처리되는 게 통상적이라는 것이다. 다만, 진짜 인기 분양단지는 일부 물량의 계약이 포기·취소되어도 예비 당첨자(낙첨자들 가운데 우선계약 순번을 정한 사람들)들에 의해 곧 소진된다.

부동산 업계에선 건설사들이 최근 ‘100% 계약 완료’를 발표한 아파트와 오피스텔은 수천, 수만명의 청약자가 몰렸다는 점에서 정당 계약일은 아니더라도 조기 100% 계약은 있을 수 있는 단지들이라고 본다.

그렇다 해도 건설사들이 밝히는 초기 계약률 수치는 액면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실제 이 수치가 맞는지 확인할 방법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재 주택 청약 경쟁률은 금융결제원을 통해 당일 마감 이후 단지별, 주택형별로 곧바로 공개되지만, 계약률은 이런 절차가 없다. 대한주택보증이 분기마다 ‘민간아파트 평균 초기분양률 동향’을 지역별로 집계하고 있지만, 단지별 현황 정보는 포함돼 있지 않다. 최근 통계인 지난해 4분기의 민간아파트 초기(3개월) 분양률은 수도권이 86.6%, 서울이 83.4%였다. 주택보증에 자료를 제공하는 건설사들은 영업기밀 침해라는 이유를 들어 단지별 계약률 공개는 원치 않는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