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최근 경기 하남 미사강변도시, 화성 동탄2새도시에 선보인 아파트 분양 현장에 이동식 중개업자인 ‘떴다방’이 몰리면서 청약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두 곳은 모두 신규 아파트 분양권 전매가 계약일로부터 1년간 제한되는 공공택지지만, 떴다방들이 과열된 시장 분위기를 틈타 불법적인 분양권 전매를 부추기고 있어 소비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6일 부동산 업계 말을 종합하면, 지난 3일 본보기집 문을 연 대우건설의 ‘동탄푸르지오2차’는 주말 사흘간 3만5000여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는 등 열기가 뜨거웠으며 떴다방들도 대거 몰려 혼잡을 빚었다. 지난 5일 본보기집을 찾은 직장인 박아무개씨는 “청약을 해볼까 해서 아내와 같이 구경했는데, 중개업자들이 당첨되면 적어도 3000만원의 웃돈을 받아줄 수 있다고 귀띔했다”면서 “구름처럼 몰려든 방문객들을 보니 정말 웃돈이 붙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동탄푸르지오2차는 전용면적 74~84㎡ 중소형 832가구로, 분양가는 3.3㎡당 1150만원 선이다.

앞서 지난 2일 청약에 들어갔던 하남‘미사강변리버뷰자이’는 보금자리지구 아파트로는 이례적으로 떴다방들이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이 아파트는 전용면적 91~132㎡ 중대형으로 이뤄진 단지인데도, 1순위 청약 결과 497가구 모집에 무려 1만1870명(경쟁률 23.9대 1)이 청약했다.

이처럼 두 새도시에 청약자가 몰리는 것은 최근 수도권 주택시장이 거래 회복세를 타고 있고 올해 2월부터 청약통장 1순위자 요건까지 대폭 완화(통장 가입기간 2년→ 1년)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떴다방까지 등장하게 된 것은 최근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짧아진 점이 영향을 끼쳤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분석이다. 그린벨트에서 해제된 공공택지인 미사강변도시는 지난 ‘9·1 부동산대책’에 따라 올해부터 민간 아파트 전매금지 기간이 2년에서 1년으로 단축됐다. 일반 공공택지인 동탄2새도시는 앞서 지난 2012년 7월부터 민간 아파트 전매제한 기간이 3년에서 1년으로 줄어들었다. 또 수도권 민간택지 아파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매제한 기간이 6개월로 짧아졌다.

현행법은 전매제한 기간을 어기고 분양권을 사고팔다가 적발되는 경우 매도자, 매수자, 중개업자까지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 일각에선 최근 들어 짧아진 전매제한 기간이 ‘있으나 마나’한 규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당사자들이 매매예약 방식으로 분양권을 거래하고 시·군·구 거래 신고와 명의변경은 전매제한이 풀린 뒤에 처리하는 경우,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예방하거나 적발해내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불법 거래에 따른 피해는 결국 실수요자가 떠안게 된다고 지적한다. 김규정 엔에이치(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불법 분양권 거래 때는 떴다방이 분양권 웃돈을 조작해도 실수요자가 이를 파악하기 어렵다. 거품이 잔뜩 낀 가격으로 분양권을 산 실수요자만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