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집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서울 시내 전·월세 아파트 중 월세계약 비중이 전·월세 거래량 조사를 시작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30%를 넘어섰다. ‘롯데월드타워 100층 돌파 기념 및 안전기원식’이 열린 이날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100층 아래로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3월 전·월세 거래량 1만4628건 중 월세가 4541건
종로구·중구는 40% 넘어…실제로는 더 많을 듯
금리 떨어지면서 집주인들 월세 선호도 높아져
종로구·중구는 40% 넘어…실제로는 더 많을 듯
금리 떨어지면서 집주인들 월세 선호도 높아져
이달 서울지역에서 거래된 전·월세 아파트 가운데 월세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30%를 넘어섰다. 이달 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대로 낮추는 금리인하를 단행한 이후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 매물이 더 줄어들고 월세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서울시의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집계를 보면, 3월1일부터 23일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총 1만4628건으로 이 가운데 월세(보증부 월세 포함) 비중은 31.8%(4541건)로 조사됐다. 이는 서울시가 전월세 거래량 조사를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전국의 아파트 월세 비중은 지난 1월 기준 36.4%(국토교통부 자료)로 이미 30%를 넘어섰지만 가격대가 높은 서울 아파트의 월세 비중이 30%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1년 3월 12.1%에 그쳤던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은 2013년 1월 처음으로 20%를 돌파했다. 이후 줄곧 20%대를 유지해오던 월세 비중은 지난달 28.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지 한 달만에 30%대를 넘었다. 서울에서 월세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종로구(43.4%)였고, 중구(42.9%)가 뒤를 이었다. 반면 금천구 아파트의 월세 비중은 19.1%로 가장 낮았고, 양천구도 19.9%로 20%에 못미쳤다.
이달 들어 서울 아파트의 월세 비중이 급상승한 것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집주인들의 월세 선호도가 더 높아지면서 전세의 월세 전환이 빨라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강동구 등지의 재건축 단지 이주 영향으로 전세난이 심화된 것도 또다른 요인이다.
부동산업계에선 실제 거래되는 월세는 정부와 지자체 조사보다 많은 것으로 추정한다. 서울시를 비롯한 정부의 전·월세 거래량 집계는 확정일자 신고를 기준으로 한 것이어서 확정일자를 받지 않는 순수 월세나 보증금이 작은 소액 전세(보증부 월세 포함)는 통계에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1월 국토연구원이 2만가구를 표본으로 조사한 2014년의 전월세 거래 가운데 월세 비중은 55.0%였다.
한편 이날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2월 전국 전월세(주택 종합) 거래량은 12만8113건으로, 지난 해 같은 달보다 11.3% 감소했다. 국토부는 2월의 전월세 거래가 감소한 것은 설 연휴 때문으로 분석했다. 또 2월의 전월세 거래 건수 가운데 보증부 월세를 포함한 월세의 비중은 42.2%로 지난 해 같은 달보다 0.1%포인트 증가했다.
금리 인하 여파로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전월세 전환률’이 앞으로 얼마나 내릴 것인지도 관심사다. 한국감정원 통계를 보면, 서울 지역의 전월세(주택 종합) 전환률은 지난해 12월 6.9%에서 지난 1월 6.8%로, 수도권은 7.4%에서 7.3%로 각각 0.1%포인트 낮아졌다. 서울 아파트의 지난 1월 전월세 전환률은 5.5%로 지난해 같은 달(6.0%)보다 0.5%포인트 떨어졌다.
최종훈 기자, 세종/김규원 기자 cjhoon@hani.co.kr
서울 마포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유리벽에 전세, 월세, 매매 시세를 알리는 종이가 붙어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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