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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부동산

‘전세→월세 전환’ 부채질…세입자 시름 커져

등록 2015-03-12 19:44수정 2015-03-12 22:16

기준금리 인하…부동산 시장 영향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 인기 전망
정부가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1%대로 낮추면서 부동산 시장에 끼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도 금리가 낮은 수준이지만 더 낮아지는 데 따라 부동산 거래 시장에 또다른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한층 커졌기 때문이다.

먼저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의 월세 전환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부동산 시장은 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주택의 전세 물건이 월세나 보증부 월세로 지속적으로 바뀌는 추세다. 국토교통부 집계를 보면, 주택 전월세 거래량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40%를 돌파한 데 이어 지난 1월에는 43.5%까지 치솟았다. 집주인이 전세보다 월세를 놓을 때 임대수익이 더 늘어나는 여건이 굳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이번 금리 인하는 ‘전세→월세’ 전환기에 그야말로 ‘기름을 붓는 격’이라는 게 부동산업계의 분석이다. 김규정 엔에이치(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지금도 전세금을 은행에 넣어두는 집주인들은 거의 없지만, 앞으로는 저금리 대출을 받아서라도 세입자의 전세금을 빼주고 월세로 돌리는 집주인이 늘어날 것”이라며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현재 3%대 초중반에서 더 내릴 수 있지만, 전월세 전환율은 현재 5~6% 수준으로 대출 이자율보다 훨씬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 월세 공급은 늘어나겠지만 반대로 전세물건 품귀 현상까지 빚으면서 최근 심각해진 전세난은 더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정적인 임대수입을 올릴 수 있는 상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도 높아질 전망이다. 금리 인하는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는 쪽이 금융기관 예치보다 대체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달 경기 광교새도시에 공급한 오피스텔(172실)은 평균 청약률이 무려 422 대 1에 이르기도 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팀장은 “주식시장은 변동성이 커 투자를 망설이는 사람들이 안정적인 임대수입을 올릴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 구매에 나설 수 있다”며 “세금과 임대관리 비용 등을 고려할 때 연 5~6%의 수익만 가능해도 매력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또 금융기관 대출 이자가 줄어드는 데 따라 강남권 재건축 등 고가주택 거래가 활기를 띠고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에 수요자들이 더 몰릴 가능성도 한층 커졌다고 분석한다. 이처럼 부동산 시장에 돈이 몰리면서 최근 3년간 안정세를 유지했던 집값이 올해는 물가상승폭 이상으로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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