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서울 거래량 1만3천건…10% 증가
지방 중심서 수도권으로 확산 추세
아파트보다 다세대·연립 거래 활발
“전세난 세입자들 매매로 전환” 분석
지방 중심서 수도권으로 확산 추세
아파트보다 다세대·연립 거래 활발
“전세난 세입자들 매매로 전환” 분석
올들어 주택 거래시장 회복세가 뚜렷해진 가운데, 최근에는 특히 수도권의 주택 거래량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주택거래와 집값 상승이 지방을 중심으로 이뤄졌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거래가 급증하는 동시에 집값도 출렁거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국토교통부의 2월 주택거래량 집계를 보면, 지난달 수도권 주택 매매거래량은 3만7502건, 서울은 1만2990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각각 4.3%, 10.4% 늘었다. 이런 거래량은 국토부가 주택거래량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6년 이후 2월 거래량으로는 가장 많은 것이다. 지난 1월 전국 거래량이 2006년 이후 최고치를 보인데 이어, 2월에는 수도권 거래량이 같은 기록을 세운 셈이다.
전국의 2월 주택 매매거래량은 7만8864건으로 지난해 2월보다 소폭(0.4%) 감소했는데, 이는 지방의 거래량이 4.3% 줄었기 때문이다. 다만 2월까지 누계로 보면, 전국의 주택 거래량은 15만818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4.3% 늘며 뚜렷한 증가세다. 지역별로는 수도권(7만1803건)이 지난해 1~2월보다 16.5%, 서울(2만3995건)은 19.4%, 지방(8만6381건) 12.9% 차례로 각각 늘었다.
최근 주택 매매거래량 증가세의 주된 원인은 전세난에 지친 세입자들이 매매로 돌아서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2월 거래량을 주택 유형별로 보면, 지난해 같은 달보다 아파트(5만7885건)는 1.6% 감소한 반면 연립·다세대(1만1999건)는 4.6%, 단독·다가구(8980건)는 0.7% 증가했다. 이처럼 아파트 거래보다 연립·다세대·다가구 주택의 거래 증가 폭이 더 큰 것은‘전세 난민’들이 아파트 전세를 포기하고 비슷한 가격의 연립·다세대 주택을 사들인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올해 수도권 주택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집값도 동반 상승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 주택거래량은 100만5173건으로 2006년(108만건) 이후 8년 만에 100만건을 넘어서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주택 매매가격은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면서 전국 2.1%(국민은행 통계), 수도권 1.3% 각각 상승하는데 그쳤다. 5개 광역시 3.54%, 기타 지방은 2.44% 상승해 수도권보다는 상승폭이 컸다. 또 지난해 주택 매매거래량도 지역별로 수도권 비중이 45.9%, 지방은 54.1%로 지방이 더 많았다. 이에 반해 수도권 주택 매매가격이 한해 20.3% 급등했던 지난 2006년 당시에는 수도권의 거래량 비중이 64.5%로 사상 최고치였다. 결과적으로 주택 매매거래량은 해당 지역의 집값 상승률과 비례했다는 것이다.
그런만큼 올해 1~2월 수도권 주택거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5% 늘어나고 거래 비중도 47.6%로 부쩍 높아진 점은 예사롭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박원갑 케이비(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최근 수도권 주택 거래량이 지방보다 빠르게 늘어나는 현상은 이 지역의 전세난이 훨씬 더 심각하기 때문”이라며 “좀더 지켜봐야겠지만 올해 수도권 집값은 지난해 오름폭 수준보다 더 오를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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