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서울 8144건, 전달보다 18%↑
전국 가격도 18개월째 상승세
담보대출 2조5천억이나 늘어나
전셋값이 집값 비슷해진 탓 분석
소득대비 가계빚 비율 늘어 우려
전국 가격도 18개월째 상승세
담보대출 2조5천억이나 늘어나
전셋값이 집값 비슷해진 탓 분석
소득대비 가계빚 비율 늘어 우려
연초부터 아파트 매매 거래가 크게 늘고 주택담보대출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셋값이 집값에 육박하는 고공행진을 하는 전세대란이 계속되자, 그동안 망설이던 세입자들이 내집 마련에 나선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택 거래 활성화를 환영하는 목소리와 가계부채 급증에 대한 우려가 함께 나오고 있다.
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자료를 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8144건(잠정)으로 2006년 실거래 조사 시작 이후 2월 거래량 가운데 가장 많았다. 이는 종전 최대치였던 지난해 2월의 7834건에 비해 310건(4%) 많고, 지난 1월 거래량인 6866건보다도 1278건(18.6%) 증가한 것이다. 특히 지난달에는 사흘간의 설 연휴가 끼어 있었음에도 거래량이 2월 기준으로 사상 처음 8000건을 넘겼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올해 1월에도 역대 1월 가운데 가장 많아, 2개월째 사상 최고치 기록을 이어갔다. 지난달 서울지역에서 아파트 거래 건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강서구로 1월 439건에서 2월에는 613건으로 174건(39.6%) 늘었다. 또 소형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노원구도 1월 637건에서 2월 804건으로 167건(26.2%) 증가했다.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도 지난 1월 7만9320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34.1% 늘면서 국토교통부가 조사를 시작한 2006년 이후 1월 기준으로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1월 수도권의 경우 연립·다세대와 단독·다가구 주택 매매 거래량이 각각 41.5%, 37.9% 증가해 아파트의 매매 거래량 증가율(29.4%)을 크게 앞질렀다.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다세대·다가구 등의 매매가 부쩍 늘어난 것이다.
전셋값 급등, 전세의 월세 전환에 따른 전세 품귀, 서울 강남권 재건축 이주까지 겹치며 전세를 구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주택 구매에 적극적으로 나선 게 주택 거래량 급증의 핵심적인 원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전셋값이 급등한 가운데 월세 비용이 대출 이자 부담보다 더 크다 보니, 세입자가 떠밀려서 집을 사고 있는 게 현재 주택시장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저금리 대출 확대로 내집 마련 문턱이 낮아진 점과 재건축 규제완화 등 정부의 적극적인 부동산 경기부양책으로 집값이 더는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주택 구매 심리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국민은행 자료를 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27% 올라 2013년 9월 이후 18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만 지난달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은 0.38%로 매매가격보다 더 올랐고, 이에 따라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70.6%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9·1 대책 이후 주택시장 활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되고 있고 전세 수요의 매매 전환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며 최근 주택 시장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가계부채 잔액이 1100조원에 육박하고 있고 빚 상환 여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계속 올라가고 있는 상황에서, 주택 거래 활성화는 가계부채 관리에 치명타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만만치 않다.
실제 주택 거래량 증가는 주택담보대출 급증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기업·외환은행 등 7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319조9000억원으로, 올해 들어 2달 동안 3조4481억원이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증가액이 4230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1월에는 7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전월 대비 7650억원 줄었으나, 올해는 9613억원 증가했다. 2월도 지난해에는 증가액이 1조1880억원이었지만 올해는 2조4868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봄 이사철 성수기(3월 1조5616억원, 4월 2조2667억원, 5월 1조7715억원)보다도 많은 액수다.
부동산 시장 흐름과 맞물려 있는 이런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원갑 전문위원은 “전세난에 따른 세입자의 주택 구매 수요가 이어지는 한 주택담보대출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수헌 김경무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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