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공유 특성상 집값변동에 민감
“집값 안오르면 인기, 오르면 시들”
업계, 3천건 시범대출은 무난 예상
“집값 안오르면 인기, 오르면 시들”
업계, 3천건 시범대출은 무난 예상
정부가 지난 27일 내놓은 ‘초저리 수익공유형 은행 대출’에 대한 시장의 반응에 관심이 쏠린다. 1%대라는 초저금리는 매력 포인트를 띠고 있는 반면, 집값 상승 때 거둘 수익은 은행과 주택 구매자가 나누도록 돼 있어 전망은 갈린다.
28일 부동산 업계의 전문가들은 대체로 3~4월 시범 사업의 3천건 대출은 원활히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3천건 대출은 무난할 것이다. 조건이 현재의 전세나 반전세보다 나을 수 있어서 주거 차원에서 집이 필요한 사람들을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연구실장도 “현재의 전세난은 이른바 고액 전세 이용자들이 겪고 있다. 이들에겐 상당히 좋은 상품”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도 3천건의 시범대출은 별로 어렵지 않다고 전망하고 있다. 김재정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관은 “2013년에 주택기금의 공유형 모기지를 내놨을 때도 반응이 좋았다. 조건이 더 좋기 때문에 3천가구의 대출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3천가구를 대상으로 한 주택기금의 공유형 모기지 시범사업은 2013년 10월1일 54분 만에 인터넷 신청이 마감됐고, 최종적으로 2986가구가 대출받았다.
문제는 3천가구의 시범대출이 끝난 뒤에도 이 사업이 지속적으로 잘될까 하는 점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지난해 부동산 시장이 괜찮았고 지금도 상승세다. 더욱이 전세 부족과 월세 부담이 계속돼 내집 마련 욕구가 강해졌다. 이 상품의 금리가 낮고 조건이 까다롭지 않아 상당한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시장 변동에 민감한 이 상품의 특성상 수요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현아 실장은 “이 상품은 집값이 정체하면 인기가 좋고, 값이 오르면 인기가 떨어진다. 시장 변동의 영향이 커서 시범사업 이후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공유형 모기지 본사업은 2014년 상반기엔 실적이 좋았다가 하반기엔 나빠져 애초 목표인 1만5천건의 절반인 7천건에 그쳤다. 이 때문에 국토부도 이번 수익공유형 대출의 경우 시범사업의 결과를 지켜본 뒤 본사업의 범위, 추진 여부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더욱이 이 수익공유형 대출은 7년 뒤에 반드시 이익을 정산하도록 돼 있어 분쟁의 씨앗을 품고 있다는 점도 있다. 집 소유자는 은행에 나눠줘야 하는 이익을 적게 하고 싶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집을 팔지 않는다면 은행 몫의 이익을 나눠주기 위해 추가로 빚을 내야 하는 문제도 생긴다. 김재정 주택정책관은 “이 경우 은행에 나눠줘야 하는 이익만큼 대출액을 늘리는 방법으로 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런 문제들에 대해 사전에 대출 신청자들에게 충분히 설명할 계획이다.
세종/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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