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내년을 기점으로 3년간 공공임대주택 가운데 국민·영구임대주택 등 건설형 공공임대주택 공급 물량은 줄어드는 대신 매입·전세임대주택과 행복주택의 공급 비중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는 2013~2017년 5년간 공공임대주택 52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총량 목표를 세웠지만, 이대로 가면 국민·영구·5~10년 공공임대 등 서민 주거안정 기여도가 높은 공공임대주택은 상대적으로 부족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국토교통부는 지난달까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지방공사 등의 올해 공공임대주택 공급 실적을 집계한 결과, 9만2000가구 이상 공급(준공)을 완료했으며 이달 공급 예정물량을 감안하면 초과 달성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올해 정부가 목표로 잡은 공공임대주택 공급 물량은 9만3000가구다. 11월까지 공공임대주택 공급 물량을 주택 유형별로 나눠보면, 국민임대주택(2만3500가구), 영구임대주택(1900가구), 5~10년 공공임대(3만1900가구) 등 건설형 공공임대주택이 5만7300가구였고 매입·전세임대주택은 3만5300가구였다.

국토부는 건설형 공공임대주택은 12월에 약 1000가구가 추가로 공급돼 연말까지 5만8000가구가 공급(준공)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매입·전세형 공공임대주택은 11월 말까지 매입임대 9900가구, 전세임대 2만5400가구가 공급됐으나 지난 ‘10·30 서민 주거비용 경감 대책’을 통해 공급 목표가 당초 4만가구에서 4만3000가구로 증가한데 따라 연말까지는 목표를 모두 달성하도록 엘에이치와 지자체를 독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박근혜 정부 첫해인 지난해 8만가구에 그쳤던 공공임대주택 공급이 올해 9만3000가구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2017년까지 임기내 52만가구(연평균 10만4000가구) 공급 목표 달성이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진단한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2만7000가구 증가한 12만가구(건설형 7만가구, 매입·전세 5만가구)를 공급하는데 이어 2016년 11만가구, 2017년 11만7000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총량은 목표를 맞춘다고 해도 공공임대주택 가운데 국민임대·영구임대·5~10년 공공임대 등 건설형 공공임대주택 공급 물량은 앞으로 점차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

국토부는 매입·전세임대주택을 내년 5만가구 등 2017년까지 13만가구 공급하며, 건설형 공공임대주택은 내년 7만가구를 비롯해 2017년까지 21만7000가구 공급하겠다는 목표다. 지난 2011년까지 연간 공급 물량이 3만가구 이하에 그쳤던 매입·전세임대 의존도가 상당히 높아진 것이다. 또 건설형 공공임대주택 물량에는 2016년부터 공급(준공)할 예정인 대학생·신혼부부용 행복주택이 대거 포함돼 있다. 이렇게 되면 2015~2017년 공공임대주택 공급 예정 물량 34만7000가구 가운데 건설형 공공임대주택은 절반인 17만가구를 크게 밑돌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매입·전세임대주택의 경우 민간부문의 전월세 주택을 공공임대로 돌리는 방식이어서 주거비 부담을 낮추는 효과는 있지만, 임대주택 재고량이 늘어나는 것은 아닌만큼 전월세 시장의 ‘안전판’ 구실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또 행복주택의 경우도 대학생·신혼부부를 위한 초소형 임대주택이라는 특성상 여러 계층의 무주택 서민들을 수용하기가 어렵다. 최민섭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교수(부동산학과)는 “국민임대주택과 영구임대주택은 입주 대기 서민 수요층이 여전히 많고 분양전환되지 않는 장기임대주택으로서 주거안정 기여도가 높은 편이다. 꾸준히 공급 물량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