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11월까지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이 주택시장 과열기였던 2006년 이후 8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토교통부는 11월의 주택 매매거래량이 9만1050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7.2% 증가했다고 10일 밝혔다. 11월까지의 누계 매매거래량은 91만404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5% 늘며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6년(94만4605건)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2006년은 부동산 경기가 한창 활황세를 보였던 때다.
국토부는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말까지 매매거래량은 100만건 안팎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역시 2006년(108만2000건) 이후 최대치가 된다. 다만 11월의 매매거래량은 ‘9·1 부동산 대책’의 효과 등으로 거래량이 급증했던 10월보다는 16.8% 줄었다. 김재정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11월 거래량이 10월보다는 줄었지만 11~12월이 주택 거래 비수기인 점, 누적 거래량이 8년 만의 최대치를 기록한 점 등을 고려하면, 최근 일각의 우려처럼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졌다고 보긴 힘들다.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11월 주택 매매거래량을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은 4만366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 지방은 4만7389건으로 5.6% 각각 증가했다. 수도권 가운데서도 서울(1만3972건)은 16.0%,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2069건)는 25.7% 거래가 늘며 더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주택 거래가 늘어나면서 매매가격 상승폭도 지난해보다 커졌다. 케이비(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 자료를 보면, 올해 11월 말 기준 전국의 주택 매매가격은 지난해 말 대비 1.91% 올라, 2013년도 연간 주택 매매가격 상승률(0.37%)을 넘어섰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가 지난해 말 대비 2.21%로 가장 많이 올랐고 이어 단독주택 1.56%, 연립주택 0.83% 차례로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해에는 1년 동안 단독주택 0.81%, 아파트 0.33%, 연립주택 -0.09%를 기록하며 단독주택의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컸으나, 올해는 아파트가 가장 많이 오른 것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올해 정부의 네 차례 부동산 대책과 심각해진 전세난으로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부터 거래가 늘어났고, 각종 규제완화 효과로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가격 상승폭이 예년에 비해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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