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아파트 상가의 부동산 중개업소에 시세표가 붙어있다. 한겨레 자료 사진
저금리 추세 속 400만가구 돌파 추정
올 거래량 전세 3.3%·월세 12.4% 늘어
예금금리보다 3배 높은 전환율 영향
반전세·무보증월세 합치면 더 많아
올 거래량 전세 3.3%·월세 12.4% 늘어
예금금리보다 3배 높은 전환율 영향
반전세·무보증월세 합치면 더 많아
저금리 여파로 집주인들의 월세 선호 현상이 확산되면서 올들어 전월세 거래량 중 월세의 증가폭이 전세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현재 전체 임대차 주택 중 월세 비중이 전세를 앞질렀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20일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10월 전월세 거래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월세 거래량은 13만1595건으로 지난해 10월보다 10.6% 증가했다. 10월까지의 누계 기준으로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6.9% 증가한 123만5684건이 거래됐다. 이 가운데 전세는 72만6298건으로 지난해에 견줘 3.3% 증가한 반면 월세는 50만9386건이 거래돼 12.4% 증가했다. 월세 거래량이 전세보다 절대수는 적었지만 지난해와 견준 증가세는 더 가팔랐던 것이다.
이는 저금리 여파로 기존 전셋집이 빠르게 월세로 바뀐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시중 금리보다 높은 ‘전월세 전환율’(전세금을 월세로 낼 때 적용하는 이자율=연간 월세액÷(전세가격-월세보증금)×100)이 적용되는 월세로 돌리는 게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10월 현재 서울지역의 주택 전월세 전환률은 은행 예금금리보다 3배 이상 높은 평균 8.7%다.
지난달 전월세 거래량 가운데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38.0%였다. 이는 지난달(39.2%)보다는 1.2%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지난 1월 전월세 거래 중 월세의 비중은 46.7%로, 국토부의 조사가 시작된 지난 2011년 1월(31.9%)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2월부터는 등락을 거듭하면서 40%대에 머물다가 8월부터 30% 후반대로 떨어진 상태다.
이처럼 전월세 거래 중 월세의 누적 거래량은 전세보다 빠르게 증가하는데도, 최근 월별 거래량에서 월세 비중이 주춤해진 것은 최근 빠르게 늘어나는 보증부 월세(반전세)가 통계에 잘 잡히지 않는데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전월세 거래량 통계는 임차인들의 확정일자(보증금의 우선변제를 위한 임대차 사실관계 확인) 신고에 따른 것인데, 재계약을 하면서 오른 가격을 월세로 내는 보증부 월세는 따로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보증금을 받지 않는 무보증 월세는 임차인이 확정일자를 받을 필요가 없어 역시 집계에서 누락된다. 국토부 주택정책과 관계자는 “최근 조사를 마친 2014년 주거실태 결과가 나와야 구체적인 변화가 확인되겠지만, 이미 임대차 거주 유형에서는 월세가 전세를 앞질렀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토부의 지난 2012년 주거실태 조사에선 전국 월세가 368만4820가구로 전세(383만4565가구)보다 14만9745가구 적었다. 당시 주거형태별 거주 비율에서 월세는 21.6%, 전세는 21.8%였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팀장은 “최근 저금리 영향으로 전세의 월세 전환이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지금은 월세가 400만가구를 넘어서 전세를 추월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