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부동산

‘전세→월세’ 느는데, 전환 이자율 높아 ‘세입자 시름’

등록 2014-11-13 19:11수정 2014-11-13 21:10

서울 송파구 잠실동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28일 오후 각종 전월세물 시세판이 붙어 있다. 최근 가을 이사철을 맞아 서울 시내 주요 아파트 단지마다 전세 매물이 급감하고 월세 매물만 넘쳐나는 수급 불균형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서울 송파구 잠실동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28일 오후 각종 전월세물 시세판이 붙어 있다. 최근 가을 이사철을 맞아 서울 시내 주요 아파트 단지마다 전세 매물이 급감하고 월세 매물만 넘쳐나는 수급 불균형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지난달 전국 평균 전환율 9.36%
시중 금리보다 4배이상 높아
소형주택이 중대형보다 더 높아
상한 낮추는 등 대책마련 시급
서울 송파구 올림픽선수기자촌 아파트에 전세로 살고 있는 직장인 정아무개씨(45)는 최근 전세금 8000만원을 올려달라는 집주인의 요구를 받고 고민 끝에 8000만원 대신 월세 40만원을 다달이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정씨가 살던 전셋집이 보증금 3억7000만원, 월세 40만원짜리 보증부 월세 주택으로 바뀐 것이다. 정씨는 “집주인은 1000만원을 월세로 돌릴 때 5만원을 적용하는 게 최근 이 동네의 월세 이자율(연 6%)이라고 하는데, 이건 시중은행 금리보다 지나치게 높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의 월세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전세금을 월세로 낼 때 적용하는 이자율을 뜻하는 ‘전월세 전환율’이 시중 금리보다 지나치게 높아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전월세전환률을 일정 한도 아래로 묶는 등 정부가 제도적인 개선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월세 공급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지난 10월 전국 8개 시·도 주택의 평균 전월세 전환율은 9.36%를 기록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수도권만 보면 9.0%, 서울은 8.76%로 최근 시중은행 정기예금 이자율(연 2.1~2.2%)에 견주면 4배 이상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서울의 지난달 주택 전월세 전환율 8.7%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기존 3억원짜리 전세금이 2년간 6000만원 올랐을 경우 매달 43만5000원, 연간 522만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와 달리 세입자가 6000만원을 연 4% 금리로 대출받으면 연간 이자 납부액은 240만원으로, 1년치 월세액의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전세보증금을 올려 은행에 맡기는 것보다 월세로 전환하는 수익이 크고, 세입자로서는 전세에서 월세로 바뀌는데 따른 경제적 부담이 커지는 현실인 셈이다.

주택 크기 별로 보면, 서민들이 주로 사는 소형주택의 전환률이 중대형보다 더 높은 것도 특징이다. 한국감정원이 아파트 실거래가를 바탕으로 지난 9월 수도권 아파트의 전월세 전환율을 따로 산정했더니,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아파트는 6.5%였으나 전용 85㎡ 이하 중대형은 6.0%였다. 이는 소형 아파트에 거주하는 서민들의 월세 거주 비용이 중산층보다 상대적으로 더 크다는 것을 뜻한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전세에서 보증부 월세(보증금을 낀 월세)로 바뀌는 경우의 전월세 전환율을 최대한 낮춰 서민들의 월세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우선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전월세 전환율 상한을 기준금리의 4배수 또는 10% 중 낮은 값으로 정하고 있는데, 이를 현실에 맞게 고칠 필요성이 제기된다.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인데, 전국 8개 시·도 평균 전환율(9.36%)은 법적 상한선을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최민섭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교수(부동산학과)는 “전환율 상한을 낮추고,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위반자에 대한 벌칙 규정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의 2~3배수 정도가 적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가 ‘10·30 서민 주거비 부담 완화 대책’에서 내놓았던 월세 납입 보증 제도의 정착도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월세 납입 보증은 공기업인 대한주택보증이 세입자의 월세 납입을 보증해주는 상품으로, 월세가 연체될 위험을 없애 월세 가격 인하를 유도하려는 것이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에어부산 “승무원, 후방 좌측 선반에서 발화 최초 목격” 1.

에어부산 “승무원, 후방 좌측 선반에서 발화 최초 목격”

상위 0.1% 자영업자 15억 이상 번다…서울은 25억 넘어 2.

상위 0.1% 자영업자 15억 이상 번다…서울은 25억 넘어

‘이거 르노 차 맞아?’ 그랑콜레오스, 판매량 역주행 이유 있네 3.

‘이거 르노 차 맞아?’ 그랑콜레오스, 판매량 역주행 이유 있네

“형님! 딥시크를 저랑 비교하다니, 너무하십니다” GPT 능청 답변 4.

“형님! 딥시크를 저랑 비교하다니, 너무하십니다” GPT 능청 답변

알리바바, AI 모델 발표…“GPT·딥시크·라마 능가” 주장 5.

알리바바, AI 모델 발표…“GPT·딥시크·라마 능가” 주장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