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부동산

매물 넘치는데 전세만 찾는다

등록 2014-10-05 19:43수정 2014-10-05 21:09

서울 전세가율 64.6% 달해
집값 상승가능성 적어 관망세
강남권·새도시 등 일부지역 외
정부 시장 활성화 대책 안 먹혀
“전셋값이 매맷값의 70%까지 올랐는데도 매매보다 전세를 찾는 수요자들이 많아요. 이러다보니 매매 물건은 넘치고 전세 물량은 품귀 상태여서, 나오는대로 계약이 이뤄집니다”(서울 아현동 한 공인중개사)

지난달 29일부터 입주가 시작된 마포구 아현동의 재개발 아파트인 마포래미안푸르지오는 요즘 서울 지역 주택 거래시장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3885가구의 대단지가 입주하지만 실수요자들이 전셋집을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인 반면, 매매와 월세 매물은 넘쳐나고 있다. 이 단지에서 신혼부부가 많이 찾는 전용 59㎡ 소형의 전셋값은 최근 3억7000만원까지 올랐고 매맷값은 5억3000만원선으로, 매맷값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70%에 이르렀다.

5일 부동산업계 말을 종합하면, 서울 아파트의 평균 매맷값 대비 전셋값 비율(전세가율)이 사상 최고치로 높아졌지만 전세난은 좀처럼 해소될 기미가 보이질 않고 있다. 케이비(KB)국민은행이 최근 발표한 ‘9월 전국 주택가격 통계’에선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이 64.6%로 국민은행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98년 12월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종전 최고치였던 2001년 9~10월의 64.6%와 같은 것이다. 자치구 가운데는 서대문구(71.0%)와 성북구(71.8%)의 전세가율이 70%를 넘어섰다.

아파트 전세가율이 이처럼 높아진 것은 전세난에 따른 전셋값 상승폭이 매맷값 오름폭을 앞지르고 있기 때문이다. 9월 현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3억1115만원으로 올해 2월 3억원대를 돌파한 뒤 신고가를 다달이 갱신하고 있다. 반면 평균 매맷값은 지난해 3월 5억209만원에서 4월 4억8913만원으로 주저앉은 뒤 올해 들어 소폭 올랐지만 9월 현재까지 여전히 4억원대(4억8892만원)에 머물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높은 전세가율에도 여전히 전세 수요자들이 많은 것은 매매보다 전세의 거주 비용이 저렴한데다 앞으로 매맷값이 상승할 가능성은 적다고 보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전셋값이 매맷값의 70%라면 전세 거주자가 집값의 30%만 대출받을 경우 해당 주택을 매입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취득세와 재산세, 대출 이자 등의 추가 부담이 발생해, 집값이 상당폭 오르지 않는다면 전세로 거주할 때보다 비용 부담이 더 커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4·1 부동산대책’ 이후 지난달 ‘9·1 대책’에 이르기까지 7번의 부동산시장 대책에서 일관되게 전세의 매매 전환을 독려해왔다. 전세 수요자들이 매매로 돌아서면 전월세시장도 안정될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완화한 것도 수요자들이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집을 더 많이 사도록 유도하기 위한 처방이었다. 또 ‘9·1 대책’에선 재건축과 신규 분양시장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 방침을 내놓았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주택시장 부양책은 강남3구 등 일부 지역의 집값 상승과 함께 ‘준강남권’으로 불리는 위례새도시 청약 과열 현상을 불러왔을 뿐 전월세시장 안정 효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최근의 ‘9·1 대책’만 해도 특정지역 집값을 끌어올렸을 뿐 전체 매매시장 활성화와는 거리가 멀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진단이다. 실제로 재건축 연한 단축 수혜지역인 목동신시가지 아파트는 최근 한달 새 매맷값이 최대 5000만원까지 급등하자 매수세가 따라붙지 못한 채 매매 거래가 뚝 끊겼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팀장은 “최근 집값이 갑자기 뛴 지역에선 전세 거주자가 매매로 전환하기에 부담이 더 커졌다. 이처럼 집값이 단기에 급등락하면 전세난 해소는 더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삼성전자 반도체 성과급이 겨우…모바일은 연봉 44% 주는데 1.

삼성전자 반도체 성과급이 겨우…모바일은 연봉 44% 주는데

새해에도 펄펄 나는 하이닉스, 날개 못펴는 삼성전자 2.

새해에도 펄펄 나는 하이닉스, 날개 못펴는 삼성전자

금융당국, 업비트 일부 영업정지 처분 통보…“최종 제재안은 아냐” 3.

금융당국, 업비트 일부 영업정지 처분 통보…“최종 제재안은 아냐”

‘설날 휴점은 무슨, 돈 벌어야지’…아울렛들 29일 문 연다 4.

‘설날 휴점은 무슨, 돈 벌어야지’…아울렛들 29일 문 연다

삼성전자, 임원 성과급 자사주로 준다…“주가관리 강화” 5.

삼성전자, 임원 성과급 자사주로 준다…“주가관리 강화”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