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출규제 완화 여파
최근 법원경매 시장에서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격 대비 낙찰가격 비율)이 크게 오르고 있다. 총부채상환비율(DTI)과 담보인정비율(LTV) 등 금융규제 완화,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 등의 영향으로 경매시장을 찾는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 자료를 보면, 8월(26일까지) 수도권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감정가 6억원 이하 87.5%, 6억원 초과 85.1%로 지난달보다 각각 0.7%포인트, 3.5%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2009년 9월 이후 5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서울 전체 낙찰가율은 87.1%, 경기는 86.6%를 기록했으며, 인천은 87.5%로 집계됐다.
특히 고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서울 강남권 아파트의 낙찰가율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서초구 아파트의 8월 낙찰가율은 연중 최고치인 101.9%로 감정가를 뛰어넘었다. 지난 26일 입찰에 부쳐진 서울 서초구 무지개아파트 전용 77.7㎡는 감정가 6억원의 104.2%인 6억2505만원에 낙찰됐다. 지난 14일에는 감정가 7억1000만원인 서초구 방배동 경남아파트 105.5㎡가 7억2800만원(낙찰가율 102.5%)에 주인을 찾았다.
강남구 역시 낙찰가율이 91.6%로 전달보다 2.6%포인트 높아졌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160.3㎡는 감정가 19억7000만원의 103%인 20억3001만원에 주인이 결정됐다.반면 송파구의 경우 낙찰가율이 전달보다 2.2%포인트 하락, 81.1%를 기록했다. 강남 3구 가운데 유일하게 낙찰가율이 떨어졌는데, 최근 석촌호수 인근 ‘싱크홀’ 논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이 오른 것은 주택담보비율 완화로 대출 가능금액이 늘어난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유정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8월은 휴가철임에도 아파트 경매 시장이 이처럼 달아오르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대출 규제 완화, 재정비 활성화 방안 등 발표로 주택거래가 살아나면서 경매 시장에도 응찰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