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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부동산

수도권 아파트 전세…12년 7개월 만에 최고치

등록 2014-08-06 19:50수정 2014-08-06 22:12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율 65.8%
화성·수원·안양·의왕 70%대
서울 강남 62.4%·강북 66.2%
연립주택도 60% 첫 돌파
전세난 여파로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전세가율)이 12년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강남 11개구 아파트 전세가율과 수도권 연립주택 전세가율은 각각 조사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6일 케이비(KB)국민은행의 전국주택가격동향 조사를 보면, 지난 7월 기준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율은 65.8%로 2001년 12월(66.4%) 이후 12년 7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외환위기 이후 집값 하락 여파로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율이 사상 최고치였던 2001년 10월 67.7%에 불과 1.9%포인트 차이로 다가선 것이다. 또 수도권 연립주택 전세가율은 60.0%로, 2011년 6월 국민은행의 첫 조사 이래 처음으로 60%대로 올라섰다.

수도권 시·군·구 가운데 아파트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경기 화성시(74.2%)로 수도권 평균을 8%포인트 이상 웃돌았다. 그밖에 수원(71.2%), 군포(72.6%), 안양(70.5%), 의왕(72.4%) 등이 전세가율 70%를 돌파했다. 서울에서는 한강 이남 11개 자치구만 따로 집계한 전세가율이 62.4%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종전 최고치였던 2001년 10월(61.1%)보다 1.3%포인트 높은 수치다. 이와 달리 강북권 14개구 전세가율은 66.2%로 높았으나 최고치인 2002년 4월(72.1%)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동안 강남 11개구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강동구(고덕), 양천구(목동), 영등포(여의도) 등에 노후 재건축 단지가 밀집해 있어 전세가율이 강북권보다 크게 낮았다. 노후 재건축 아파트는 매매가는 비싸도 실수요자가 거주하기에는 불편하기 때문에 전셋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탓이다. 그러나 최근 강남·북간 전세가율 격차가 크게 줄어드는 것은 강남권의 재건축 사업이 상당폭 진행됐고, 월세 증가에 따른 전세난이 지역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로 확산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업계에선 앞으로 집값이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거나 안정세를 유지한다고 해도 전세난이 쉽게 해소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지속적인 저금리와 주택공급 과잉 현상과 함께 집값 상승 기대감이 꺾이면서 전세 매물이 줄어들고 월세가 빠르게 늘어나는 임대차시장 구조변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정부가 주택시장 부양을 위해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대출규제 완화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를 것인지 주목된다. 만일 전세 거주자들이 금융권에서 돈을 쉽게 빌려 주택 구입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전셋값 안정에는 일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박원갑 케이비(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무주택자가 고가인데도 전세를 선호하는 것은 대출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부동산시장의 불확실성 때문”이라며 “전세난과 전세가율 고공행진은 좀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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