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비싼 주택으로 분류돼 높은 부동산 중개 수수료율을 적용받았던 ‘6억원 이상 매매, 3억원 이상 임대차’라는 기준이 높아진다. 3억~6억원 주택 매매보다 최대 2배의 중개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3억~6억원 주택 임대차의 수수료도 조정될 예정이다.

11일 국토교통부의 이상일 부동산산업과장은 “지난 2000년 개정된 ‘부동산 중개 수수료 가이드라인’이 현재의 시세에 맞지 않고 일부 불합리한 점이 있어 개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가장 먼저 손볼 대목은 고가주택의 기준이다. 지금은 매매 6억원 이상, 임대차 3억원 이상이면 고가주택으로 보고 최대 0.8~0.9%의 높은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다. 정부는 이 고가주택 기준을 ‘매매 9억원 이상’ 정도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준을 이렇게 높이면, 고가주택에서 제외된 주택의 매매와 임대차는 최대 0.8~0.9%의 높은 중개 수수료율 대신 0.3~0.4% 안팎의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받게 된다. 이상일 과장은 “그동안 고가주택이 많이 늘어나 소비자들의 불만이 많았다. 고가주택 기준을 높여 높은 중개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소비자의 수를 줄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같은 3억~6억원 미만 주택이라도 전세 수수료가 매매 수수료보다 최고 2배까지 많은 중개 수수료를 내야 하는 점도 검토 대상이다. 현재 3억~6억원 미만 임대차는 최대 0.8%의 중개 수수료율을 적용받지만, 3억~6억원 미만 매매는 0.4%의 비교적 낮은 중개 수수료율을 적용받는다.

또 현재 실질적으로 매매는 0.9%, 임대차는 0.8%로 적용되는 고가주택의 수수료율 자체가 너무 높다는 문제도 검토 중이다. 고가주택과 그 이하 주택의 수수료율 차이가 최대 2~2.7배로 너무 크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가격대 주택의 중개 수수료율은 0.3~0.6%이며, 가격이 커지면 오히려 수수료율이 떨어진다. 이밖에 주로 주거용으로 사용되면서도 최고 0.9%의 중개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오피스텔도 일반 주택과 같은 수준의 중개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문제를 검토 중이다.

이상일 과장은 “오는 8월께 중개 수수료율에 대한 연구 결과가 나오면 이해 당사자인 소비자·중개사 등과 협의해 올해 안에 최종 개정안을 만들 것이다. 이르면 내년 초부터는 새로운 수수료율 기준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규원 기자 ch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