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부동산

전세난 시름…전셋값, 아파트값의 70% 육박

등록 2014-06-04 19:42수정 2014-06-04 22:47

전세가율 68.5%…12년만에 최고
광주 남구는 80% 넘어서기도
월세 증가등 임대차시장 변화탓
전세난 여파로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전세가율)이 가파르게 높아지면서 70%선에 바짝 다가섰다. 부동산업계에선 전세 물량이 줄고 월세가 늘어나는 전월세시장 구조 변화가 전세가율 급상승의 원인이라고 진단하면서, 전세가율의 사상 최고치 경신이 임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4일 케이비(KB)국민은행의 전국주택가격동향 조사를 보면, 지난 5월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68.5%로 2002년 5월(68.6%) 이래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환위기 이후 집값 하락 여파로 전세가율이 사상 최고치였던 2001년 10월 당시 69.5%에 견줘서도 불과 0.9%포인트 차이로 좁혀졌다.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광주광역시 남구(80.1%)로 전국을 통틀어 처음으로 80%를 넘어섰다. 수도권은 대부분 지역이 60%대를 넘어선 가운데 수원(70.8%), 군포(72.5%), 안양(70.4%), 화성(72.5%), 의왕(72.1%) 등이 70%를 돌파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63.8%로 2001년 11월(64.4%) 이후 최고치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올들어 5개월간 1.7%포인트 뛰면서 가파르게 높아졌다. 아파트 매맷값은 올들어 5월까지 0.99% 오르는데 그쳤으나 전셋값은 2.31%(수도권 2.89%) 뛰어올랐기 때문이다. 집값은 거의 제자리걸음인데 전셋값만 꾸준히 오른 것으로, 이대로 가면 전세가율이 연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울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과거 전세가율이 높아지는 현상은 집값 상승의 압력으로 작용한 적이 많았다. 전세금과 매맷값의 차이가 줄어들면 세입자들이 전세금을 빼 주택을 구입하기가 쉬워지기 때문이다. 즉 전세수요가 물흐르듯 매매수요로 전환됐던 것이다. 실제로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율이 60% 이상을 나타냈던 2000년 2월부터 2002년 9월 사이 아파트 매맷값은 39%나 오른 바 있다. 이로 인해 다시 전세가율이 떨어지면서 수도권 전세가율은 70%선을 넘지 못했다.

지금은 주택시장 여건이 당시와 크게 달라졌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진단이다. 지금리 흐름이 이어지고, 집값 상승 기대감이 꺾이면서 전세 매물이 줄어드는 반면 월세는 빠르게 늘어나는 임대차시장의 구조변화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광주광역시처럼 전세가율이 80%선에 이르는데도 여전히 전셋값이 강세이고 매맷값은 보합세에 머무는 곳이 속출하게 됐다는 것이다. 박원갑 케이비(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최근의 전세가율 상승은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전세 선호도가 자가 소유보다 월등히 높지만, 저금리 여파로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돌리면서 전세 매물이 줄어들고 있는 게 주된 원인”이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전세가율이 높아진 뒤에는 매매수요가 늘어나고 반대로 전세수요가 줄어 전세가율 하락으로 이어졌지만 지금은 전세가 월세로 바뀌면서 이런 연결고리가 끊어졌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전세난 속에서 전세가율이 높은 아파트에 입주하는 세입자는 전세금 보호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집값이 떨어져 매매가보다 전세 보증금이 비싼 속칭‘깡통주택’이 되면 전세금을 온전히 돌려받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팀장은 “세입자는 항상 주택이 경매로 넘어가는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해야 한다. 전세가율이 70%를 넘는다면 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돌리는 편이 더 안전하다”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삼성전자 반도체 성과급이 겨우…모바일은 연봉 44% 주는데 1.

삼성전자 반도체 성과급이 겨우…모바일은 연봉 44% 주는데

새해에도 펄펄 나는 하이닉스, 날개 못펴는 삼성전자 2.

새해에도 펄펄 나는 하이닉스, 날개 못펴는 삼성전자

독감 유행에…5개 보험사, 4분기 실손 손실액 4800억 추정 3.

독감 유행에…5개 보험사, 4분기 실손 손실액 4800억 추정

금융당국, 업비트 일부 영업정지 처분 통보…“최종 제재안은 아냐” 4.

금융당국, 업비트 일부 영업정지 처분 통보…“최종 제재안은 아냐”

‘설날 휴점은 무슨, 돈 벌어야지’…아울렛들 29일 문 연다 5.

‘설날 휴점은 무슨, 돈 벌어야지’…아울렛들 29일 문 연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