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부동산

‘수익보장 유혹’ 위탁임대 주의보

등록 2014-03-06 20:02수정 2014-03-06 22:27

용산큐브 오피스텔 투자자 122명
임대 운영 시행사에 통째로 위탁
시행사, 임대료 연체 ‘배째라식’
보증금 담보물도 알고보니 거짓
투자자들, 사기혐의로 검찰 고발
서비스트 레지던스 첫 피해사례
주부 오아무개씨(38·여)는 서울 용산의 한 소형 오피스텔을 1억5000만원에 분양받은 뒤 매달 임대료를 받기로 하고 시행사에게 ‘서비스드 레지던스’(단기 체류·숙박시설) 위탁운영을 맡겼다가 뜻밖의 낭패를 겪고 있다. 지난 2월 임대료 지급이 수개월간 연체되는데 따라 불안해진 오씨가 계약서에 근거해 임대차 계약을 해지하려고 했지만, 시행사쪽이 가구와 집기를 들여놓은 오피스텔을 점유한 채 계약해지를 못해주겠다고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오씨는 “시행사쪽이 서비스드 레지던스 운영을 중단할테니 실내에 설치된 허접스러운 침대 등 가구와 집기류를 나더러 인수해 채무를 상계처리하자고 우겨 기가 막혔다”고 말했다. 참다못한 오씨는 결국 다른 피해자들과 함께 최근 시행사를 검찰에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등 소형 주택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이른바 ‘위탁형 서비스드 레지던스’ 사업에서 처음으로 소비자 피해 사례가 발생해 수요자들의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지난해 2월 용산구 문배동의 소형 오피스텔 및 도시형생활주택‘용산 큐브’122세대의 분양계약자들은 당시 완공된 건물을 개별적으로 인수해 전월세를 놓는 대신 통째로 시행사에게 임대해주기로 했다. 시행사인 ㅋ개발㈜은 투자자들과 10년간 임대차 계약을 맺으면서 첫 2년은 매달 82만2500원, 그 뒤로는 2년마다 인근 지역 임대료 상당액을 보장해주기로 했다. 이런 사업방식이 가능했던 것은 지난 2012년 7월부터 서비스드 레지던스가 합법화돼 소유자 100% 동의와 소방시설을 갖춰 오피스텔 등의 건축물을 숙박시설 용도로 바꾸는 게 가능해진데 따른 것이다.

용산큐브 투자자들로서도 당시 시행사가 제시한 계약 조건이 나쁠 게 없었다. 개인적으로 전월세를 놓는데 따른 공실(빈집) 위험을 피하고 중개수수료도 아끼면서 연 7% 수준의 투자수익(임대료)이 보장됐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받아야 할 세대당 보증금 1000만원은 시행사의 요청에 따라 건물 2층 상가에 근저당을 설정하기로 했고, 서비스드 레지던스 운영은 시행사와 손잡은 전문 운영업체 ㅅ사가 맡기로 했다.

투자자들이 용산큐브 서비스드 레지던스 사업을 계획된 사기로 의심하는 까닭은 시행사가 애초 약속과 달리 임대차 보증금에 대한 담보제공을 속인 데 있다. 지난 1월 피해자들이 확인해본 결과 이들이 보증금 담보물로 여기고 있던 2층 상가는 서비스드 레지던스 운영업체인 ㅅ사 명의로 소유권이 넘어가 있었고 한 금융기관으로부터는 8억5800만원의 근저당이 설정돼 있었다. 또 ㅅ사의 대표는 시행사 실제 오너와 배우자 관계인 것으로 확인됐고, 이들은 서울 마포구 신공덕동에서도 이런 방식의 오피스텔 사업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서울에서는 신촌, 구로, 마곡, 잠실 등지에서 서비스드 레지던스 방식의 오피스텔이 공급 중이며 호텔이 부족한 제주도에서도 신축 붐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서비스드 레지던스로 용도를 변경하고 숙박영업을 하는 사업자에 대해선 자격 요건 등 최소한의 규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소비자들도 용산 사례와 같은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서는 시행사의 신인도를 꼼꼼하게 검증해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임대료 연체 등이 생겼을 때 상계처리할 보증금을 충분히 받아두는 한편 분쟁이 발생했을 때의 처리 방식 등 계약서를 잘 작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에어부산 화재 뒤 ‘보조배터리 규정’ 관심…기내반입 허용 용량은 1.

에어부산 화재 뒤 ‘보조배터리 규정’ 관심…기내반입 허용 용량은

‘이거 르노 차 맞아?’ 그랑콜레오스, 판매량 역주행 이유 있네 2.

‘이거 르노 차 맞아?’ 그랑콜레오스, 판매량 역주행 이유 있네

딥시크 쇼크에...이복현 “주식시장 변동성 커질 수도” 3.

딥시크 쇼크에...이복현 “주식시장 변동성 커질 수도”

상위 0.1% 자영업자 15억 이상 번다…서울은 25억 넘어 4.

상위 0.1% 자영업자 15억 이상 번다…서울은 25억 넘어

에어부산 “승무원, 후방 좌측 선반에서 발화 최초 목격” 5.

에어부산 “승무원, 후방 좌측 선반에서 발화 최초 목격”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