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세·양도소득세 한시 감면 등 세금 변수가 크게 작용하는 올해 하반기는 실수요자들의 내집 장만에 대한 관심도 어느 때보다 높을 전망이다. 지난 주말 문을 연 서울 서대문구 ‘DMC가재울4구역’ 본보기집. SK건설 제공
한시적 인하 지난달 말 종료
새누리·기재부 등 상시인하 검토
생애 첫 주택은 연말까지 면제
소형 주택에만 매수세 몰릴 듯
새누리·기재부 등 상시인하 검토
생애 첫 주택은 연말까지 면제
소형 주택에만 매수세 몰릴 듯
#장면1 경기 분당 정자동에서 전세로 사는 직장인 김아무개씨는 최근 거주지 인근에서 전용면적 58㎡ 아파트를 4억4000만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맺었다. 김씨는 은행에서 1억5000만원을 빌려 다음달 잔금을 치를 예정이다. 김씨가 내집을 장만하게 된 것은 2년마다 뛰어오르는 전셋값 때문에 원치 않는 이사를 반복하는 생활을 끝내야겠다고 결심한 데 따른 것이지만 무엇보다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한 취득세 면제가 큰 힘이 됐다. 지난 ‘4·1 부동산대책’에 따라 김씨 같은 첫 주택 구입자가 올해 연말까지 6억원 이하 주택을 구입하면 취득세가 한푼도 들지 않기 때문이다.
#장면2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거주하는 자영업자 박아무개씨는 올가을 방 2개짜리 소형 아파트를 팔고 방 3개짜리 중형 아파트를 구입해 이사하려던 계획을 유보하기로 했다. 정부가 취득세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들었기 때문이다. 연내 9억~10억원 정도의 아파트를 매입하면 4%의 취득세를 내지만, 세율이 떨어진다면 지난 상반기에 한시적으로 적용했던 2% 수준으로 내릴 가능성이 높아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게 박씨의 판단이다.
올해 하반기 주택시장에 영향을 끼칠 최대 변수는 취득세가 될 것이라는 게 부동산업계의 중론이다. 처음 집을 구입하려는 이들이나 집을 옮겨가려는 수요자들이 모두 취득세 변수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우선 생애최초 주택구입 예정자들은 연말까지 시간이 주어진 취득세 면제를 어떻게 활용할지를 두고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올 연말까지 생애최초 주택구입자들이 대거 내집 마련에 나설 가능성이 크며, 시기적으로는 9월 추석 연휴 이후부터 10월에 거래가 집중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시기가 전통적으로 주택거래 성수기인데다 전세입자들의 재계약 시즌과도 맞물리기 때문이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팀장은 “얼마나 많은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가 실제 구매에 나서느냐에 따라 국지적으로 집값이 출렁일 수도 있다. 서울은 강북 도심권, 수도권에서는 4억~5억원대 전후 중소형 주택이 몰려 있는 과천과 분당, 평촌 등 새도시, 수원·용인권 등지에서 거래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정부가 주택 취득세를 어떻게 손댈지도 주택 거래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최근 새누리당과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는 취득세율의 한시적 인하가 지난달 끝나 거래 활성화에 또다시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데 공감하고 이를 항시적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2006년 이후 취득세의 부과 기준이 실거래가로 바뀌면서 정부는 급격한 세부담 증가 완화를 위해 4%인 세율을 한시적으로 낮춰 적용했다. 또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는 6개월~1년씩 그때그때 세율을 인하해 거래 활성화를 유도해왔다. 이러다 보니 세율 인하 기간이 끝나면 거래가 줄어드는 이른바 ‘거래절벽’ 현상이 반복되는 부작용을 빚어왔다.
문제는 취득세제 개편이 재산세, 지방소비세 등 다른 세목과의 조정을 전제로 이뤄질 것으로 보여, 연내 곧바로 시행되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논의만 무성하고 실제 취득세 인하는 내년부터 적용될 경우 올 하반기에는 고가 주택의 거래가 더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원갑 케이비(KB)국민은행 전문위원은 “취득세 인하 논의가 나오면 잠재 수요자들은 구입 시기를 미룰 수밖에 없다. 올해 하반기에는 고가 주택 거래는 뜸해지고 저가의 소형 주택에만 매수세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취득세 감면이 종료된 직후이면서 거래시장 비수기인 7~8월에 수도권 주택가격이 올 들어 최저점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취득세 감면 혜택 종료와 여름철 등을 고려할 때 7~8월 주택 거래가 급감하고 매물이 쌓이는 거래절벽 현상은 불가피하다. 생애최초 주택구입 예정자라면 이런 비수기 때 조건이 좋은 급매물을 잡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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