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정부가 ‘4·1 주택시장 정상화 대책’에서 도입하겠다고 밝힌 ‘목돈 안드는 전세제도’가 눈길을 끌고 있다. 주택 세입자로서는 목돈을 들이지 않고도 원하는 집에 세들어 살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목돈 안드는 전세는 집주인 담보대출, 임차보증금 반환청구권 양도 등 두 가지 방식으로 이뤄진다.

우선 집주인 담보대출의 경우 대출이자를 세입자가 내는 조건으로 집주인이 전세보증금 해당액을 본인의 주택담보대출로 조달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담보여력이 안돼 비싼 금융이자를 지불해야 하는 세입자의 부담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금융기관은 서울 등 수도권 5000만원, 지방 3000만원 한도 내에서 집주인에게 담보 대출하되 이자는 세입자가 납부하게된다. 이자 부담분의 일부 선납 또는 공적기관 보증을 통해 임차인 이자 연체 위험을 막는다.

집주인에 대한 인센티브도 마련했다. 우선 집주인에 대해 주택 보유 수에 관계없이 전세보증금 대출분에 대해서는 소득세를 비과세하게 된다. 현재 3주택 이상 보유하고 전세보증금 합계액이 3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초과 금액에 대해 소득세를 부과하고 있으나 전세보증금 대출분은 비과세하는 것이다. 또 집주인에게 전세자금용 담보대출 이자 납입액의 40%에 대해 소득공제를 적용하며, 집주인의 주택담보 대출규모에 비례해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도 감면해준다.

임차보증금 반환청구권 양도방식은 은행 등 금융기관이 세입자에게 전세자금을 저리로 대출해주는 대신 임차보증금 반환청구권을 양도받아 임대차 계약종료 때 보증금을 우선 변제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금융기관은 임대차 계약서에 전세자금 대출과 보증금 반환채권(대출금의 120%) 양도 사실을 특약으로 기재해 세입자가 전입신고를 하고 확정일자를 받았더라도 우선변제권을 인정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경우 세입자의 대출 회수 가능성을 의미하는 담보력이 높아지는 만큼 전세자금 금리도 기존 대출(연 6~7%)에 비해 2%포인트 정도 낮아지는 효과가 생긴다.

목돈 안드는 전세를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은 실거주용 주택에 세드는 부부합산 연소득 6000만원 이하 무주택 가구주다. 전세 보증금은 수도권 3억원 이하, 지방 2억원 이하인 주택으로 제한된다.

최종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