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올해 수도권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2000년대 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낙찰가율은 감정가격 대비 낙찰가의 비율로, 낙찰가율 하락은 경매시장에서 집값 하락 전망이 우세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8일 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이 내놓은 ‘2012년 아파트 경매시장 결산’ 자료를 보면, 올해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17일 기준 75.2%로 지난해보다 5.45%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00년대 들어 가장 낮은 것으로 2007년에 기록한 최고점 91.85%보다는 16.65%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입찰자 수는 지난해 5만1673명에서 올해 5만751명으로 감소했고 입찰 경쟁률도 5.78 대 1에서 5.15 대 1로 낮아졌다. 반면 올해 수도권 아파트 경매 건수는 이날 현재 3만1546건이며 이달 말에는 3만3000건까지 이를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7.2% 증가한 것으로 2000년 이후 최고점인 2005년 3만3850건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 올해 경매시장에서는 유찰, 최저가 근처 낙찰 등의 사례가 증가한 반면 예년과 같은 고가, 경매 1회차 낙찰은 드물었다.

올해 전국 법원에서 진행된 경매 건수는 26만6000여건으로 지난해 26만7396건과 비슷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도권은 11만7408건으로 1만1867건 늘어났으나 비수도권은 13만8032건으로 1만3261건 줄어들었다. 전국 평균 경매 낙찰가율은 67.77%로 지난해보다 2.97%포인트 떨어졌다. 경매 낙찰가 총액도 1조3419억원 감소했다.

또 올해 경매시장에 나온 아파트들 가운데는 2·3금융권과 대부업체의 경매 청구 건이 크게 늘어나 경매 물량의 질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국 아파트 4만900여건 중 채권자가 금융기관인 아파트 신건 9907개를 분석한 결과 1금융권인 시중은행이 경매를 청구한 신건은 4476개, 2·3금융권이 청구한 신건은 5431개로 집계됐다. 정대홍 팀장은 “2·3금융권과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받은 가계는 대출 상환부담이 늘어나면 원리금을 연체할 가능성이 크다. 장기적으로 금융권과 부동산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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