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세 감면 4분기’ 팔까 말까
전달 대비 9월 전국 집값 8년만에 떨어져
내년 세제 혜택 없어져 또 얼어붙을 우려 경기 용인시 상현동에 전용 135㎡ 아파트를 보유 중인 정아무개씨는 집을 매물로 내놓은 지 5개월 만에 처음으로 지난 2일 매수 희망자가 나타났다는 중개업자의 전화를 받았다. 그러나 매수 희망자가 원하는 가격(5억5000만원)은 정씨가 희망하는 가격과는 2000만원 이상 차이를 보여 거래를 해야 할지 망설이고 있다. 중개업자는 양쪽이 한발씩 양보할 것을 권유하지만 그렇더라도 정씨가 3년 전 분양받았던 가격(약 7억원)에는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다. 3일 부동산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올해 12월 말까지 시행되는 취득세·양도소득세 감면으로 그동안 꽉 막혔던 주택 거래에 숨통이 트일 조짐이 보이면서 빚을 떠안고 주택을 보유 중인 사람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번 기회에 집을 빨리 처분하고 ‘하우스푸어’ 대열에서 탈출해야 할지, 아니면 집값 회복시기를 좀더 기다려보는 게 좋을지 판단하기가 쉽기 않기 때문이다. 특히 취득세 감면을 받기 위해서는 거래 쌍방이 연말까지 잔금을 주고받아야 하는데, 이를 고려하면 이달이나 늦어도 다음달 초순에는 계약을 맺어야 해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진짜 하우스푸어라면 이번 취득세 감면 시기를 적극 활용해볼 만하다고 조언한다. 박원갑 케이비(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팀장은 “소득에 비해 빚이 많아 대출 원리금을 갚아나가기가 어려운 사람이라면 매수자가 나타났을 때 집을 처분해 자산 구조조정에 나서는 게 현명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최대한 제값을 받기 위해 흥정해야겠지만 모처럼 찾아온 매도 기회는 살리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12월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가 부동산시장에 끼칠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올 가을이 주택을 처분할 적기라는 쪽에 무게가 실리는 배경이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센터본부장은“부동산 관련 대선 이슈가 하우스푸어와 렌트푸어 등 주거 복지 쪽으로 쏠리고 있어 이번 대선이 집값 상승의 동력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며“연내에는 거래가 제한됐던 매물이 다소 해소되며 반짝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세제 혜택이 없어지는 내년부터는 시장이 또다시 얼어붙을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잇단 주택거래 활성화 대책에도 최근 집값은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3일 국민은행이 발표한 전국주택가격 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9월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8월보다 0.2% 떨어졌다. 가을 이사철의 시작인 9월 전국 집값이 하강곡선을 그린 것은 2004년 9월 이후 8년 만이다. 보통 9월은 가을 이사수요의 움직임으로 여름철보다 집값이 오르는 게 정상이지만 올해는 더 침체된 모습을 보인 셈이다. 국민은행 조사가 시작된 1986년 이후 27년 동안의 9월 주택가격 장기 평균 변동률은 0.6%였다.
주택시장 침체의 골이 깊어지자 실수요자들의 선호가 높은 소형주택 가격도 올해 들어 처음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전용면적 62.8㎡ 미만의 소형주택은 4월까지 매달 소폭 오르다 5~8월 석달 내리 보합세를 기록했지만 9월에는 0.1% 하락했다. 대형주택(전용면적 95.9㎡ 이상)과 중형주택(62.8~95.9㎡)은 각각 0.4%, 0.3% 떨어져 전월보다 낙폭이 0.1%포인트씩 커졌다. 아파트만 놓고 보면 소형주택의 월별 매매가격은 8월과 9월(이상 -0.1%) 두달 연속 내림세다.
전셋값은 매매가와 달리 소폭 올랐지만 예년에 견줘서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전세시세는 전국 0.3%, 수도권 0.4%(서울 0.4%) 각각 올라 매매보다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지만 27년 동안의 9월 장기평균 변동률 1.1%(서울 1.4%)보다는 상승률이 낮았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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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세제 혜택 없어져 또 얼어붙을 우려 경기 용인시 상현동에 전용 135㎡ 아파트를 보유 중인 정아무개씨는 집을 매물로 내놓은 지 5개월 만에 처음으로 지난 2일 매수 희망자가 나타났다는 중개업자의 전화를 받았다. 그러나 매수 희망자가 원하는 가격(5억5000만원)은 정씨가 희망하는 가격과는 2000만원 이상 차이를 보여 거래를 해야 할지 망설이고 있다. 중개업자는 양쪽이 한발씩 양보할 것을 권유하지만 그렇더라도 정씨가 3년 전 분양받았던 가격(약 7억원)에는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다. 3일 부동산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올해 12월 말까지 시행되는 취득세·양도소득세 감면으로 그동안 꽉 막혔던 주택 거래에 숨통이 트일 조짐이 보이면서 빚을 떠안고 주택을 보유 중인 사람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번 기회에 집을 빨리 처분하고 ‘하우스푸어’ 대열에서 탈출해야 할지, 아니면 집값 회복시기를 좀더 기다려보는 게 좋을지 판단하기가 쉽기 않기 때문이다. 특히 취득세 감면을 받기 위해서는 거래 쌍방이 연말까지 잔금을 주고받아야 하는데, 이를 고려하면 이달이나 늦어도 다음달 초순에는 계약을 맺어야 해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진짜 하우스푸어라면 이번 취득세 감면 시기를 적극 활용해볼 만하다고 조언한다. 박원갑 케이비(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팀장은 “소득에 비해 빚이 많아 대출 원리금을 갚아나가기가 어려운 사람이라면 매수자가 나타났을 때 집을 처분해 자산 구조조정에 나서는 게 현명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최대한 제값을 받기 위해 흥정해야겠지만 모처럼 찾아온 매도 기회는 살리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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